사진 정헌호

영천 영동교 다리 상·하부 야간조명에 10억의 예산이 들었다고 한다.

화려한 야간조명이 유한한 자원인 화석 연료를 갉아 만든 전기로 미래의 세대에게 환경적 부담을 지워도 될 만큼의 중요한 사업인가? 10억 예산을 들여 만든 후진성을 띤 공공시설물이라니! 우리 시민의 미적 감각과 앞서가는 환경의식을 너무 얕잡아 보는 것이 아닌가? 지난 대선에서 회자된 RE100의 가치를 여기 지방 소도시 영천시청은 무시해도 되는가?

현재 영천시민과 미래세대의 영천시민에게 시 관계자와 예산을 승인해 준 의회 관계자는 알량한 세비와 행사의 앞줄에 설 수 있는 완장 권력에 빠져 정작 중요한 일을 등한시한다.

10억이라는 돈이 너무 아깝다. ‘몸은 타지에’, ‘주소만 영천에’, ‘영천 주소 갖기 운동’의 또 다른 모습으로 빈 다리 아래에 형형색색 네온을 밝힌다. 사람 하나 없는 빈 산에 조명등을 밝히고 있다. 시정철학의 빈곤함을 화려한 조명으로 포장한다.

2022년 3월 27일 21시 51분 현재 전력예비율이 37.78%이다. 영천시 예산 10억을 들여 예비전력을 소비해 주는 것이 시장, 도시 디자인과 결재권자, 시의회 의원의 책무로 착각을 하는 것이다.

 

사진 정헌호

‘제번스의 역설 Jevons paradox’은 재생에너지의 사용량이 늘고 기술의 진보로 에너지 절감 기술이 나온다 하여도 잉여의 화석 연료 사용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늘어난다고 하였다. 절감된 에너지만큼 불필요한 과잉 수요처를 찾기 때문이다. 지금 영천시청이 하는 에너지 정책이 그러하다.

‘제번스의 역설 Jevons paradox’에 딱 맞는 사례가 지금 영천시청의 영동교 하단 야간 조명사업이며, 한의마을 뒷산의 야간조명이다. <그린환경센터> 산등선, 옛 금강산성의 야간조명이며, 그 외의 조명이며, 조명이며, 조명이다.

젊은이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을 입안하여 한 사람이라도 외지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것이 ‘몸은 타지 주소만 영천’ 사업보다 느리지만 확실한 인구 늘리기 정책일 것인데, 난데 없는 나이트클럽 분위기 연출하는 다리 아래 조명사업에 10억을 쓴 것이 어불성설의 일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별의 도시 영천’ 부끄럽다.

제발 환경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도시 디자인을 하자. 이러한 사업으로 특화를 하여 청정한 영천이 되도록 시정의 방향을 잡아 나가자. 서구의 영국, 스위스, 프랑스처럼 개인의 집이나 상가의 간판의 색깔, 크기까지 도시 디자인이 개입하는 것은 먼 이야기며, 비록 선진국에 진입하였다고 하나 우리에게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인정하자. 그러나 개인의 사업체나 집까지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시 행정으로 사업을 벌이는 것은 여러 분야에서 모범이어야 한다.

시민들의 안전에 도움이 되는 정도의 조도로 불을 밝히자. 껍데기만 중요시하는 외형 지상주의를 이제는 벗어나자. 소위 지역의 지도자들은 시민과 미래의 젊은 세대에게 외형, 외모 우선주의로 기우는 데 길을 터주는 어리석음을 보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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