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하루
아기별꽃
출근길 훤해졌다
새소리 들음서
환한 미소 지으며
고바위 오르는 나
지난겨울
어두컴컴한 시간을 지나
지금은 해가 빨리 뜨니까
주변이 훤히 보여서 좋다
근무 마치고
후딱 집으로 왔다
시어머님 코로나 확진
밑반찬이라도
해다 드려야 할 거 같아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재료가 열악하다
장 보러 안 간 지
꽤나 되었나 봐
코다리 무조림
보글보글 끓는 소리
좋으다
두부 간장볶음
할 줄 아는 게 없네
멸치 고추장무침
냉장고 탈탈 털어서
나온 재료
지난번 담은
궁채 장아찌
그리고
점심때 사 둔
딸기 한 통
챙겨서 남편 님 손에
들려 보낸다.
아파트 문 손잡이에
걸어두고
전화드려요
들어가지 말고…
세상에 이게 무슨 난리래
어머님, 밥 꼭 챙겨 드시고
약 드세요
전화만 한다
지난번 너 확진일 때
나는 아무것도 안 해줬는데
하시는 어머님
나야 뭐 젊으니까
감사하게도 무증상이었으니까
잘 넘어갔는데요 뭐
집에 있는 아들
배고프다고 난리다.
오리 백숙
푹 고아서 저녁상 차려주고
자고 가라니까
지 새끼들 밥 줘야 한다네
그래그래 후딱 가서
니 새끼들 밥 먹여라
나는 언제 물고기 손주 말고
사람 손주 보냐
돌아서니
남편 님 도착
또 상을 차린다.
참 바쁘고 고된 하루가
지나간다.
내일을 위해
자야겠다.
피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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