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하이닉스 LNG 발전소 반대 선전전, 8일 청주에서. 사진 평화바람

전체 폐기물 처리량의 14%를 담당하고 있는 지역이 있습니다. 바로 청주입니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지역이라는 이유로 각종 폐기물 소각장과 매립장이 청주에 세워지고 있습니다. 청주는 전국에서 미세먼지가 심각한 도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기후 위기, 미세먼지 대응을 말하지만 정작 대기업에서 만드는 발전소는 그대로 강행되고 있습니다.

청주 SK 하이닉스가 공장을 돌리기 위해 LNG 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합니다. 이 발전소가 들어서면 연간 125만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이는 청주 전체가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10%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미래를 위태롭게 하는 것뿐 아니라 발전소가 완공된 후 벌어질 현재의 문제입니다. 청주시는 소각장을 상대로는 소송을 걸지만,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키는 SK 하이닉스의 발전소 건설은 주민과 시민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건립을 허가했고 3년간의 반대에도 얼마 전 쥐도 새도 모르게 착공을 했다고 합니다.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절반 이상이 산업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기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산업입니다.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데 기업의 변화가 촉구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기업은 기후위기 대응마저도 돈벌이의 수단으로 삼거나 그린워싱, 겉으로만 깨끗한 척 위장을 합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친환경 그룹으로 홍보하는 SK는 청주에 발전소를 세우고 이제는 폐기물 소각, 매립 사업에도 뛰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4월 8일, 청주 무심천에서. 사진 평화바람

거대한 SK 하이닉스 앞에서 기가 질려 버린 채 청주 무심천에서 잠시 쉬어 봅니다. 고층 빌딩 속에서도 사람들은 꽃을 보러 나옵니다. 결국은 자연을 찾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인가 봅니다. 한숨 돌리고 이름도 아련한 목련동산을 향합니다.

우리 곁을 떠난 한 사람을 만나러 왔습니다. 변희수 하사입니다. 현역 군인 트랜스젠더였던 변희수 하사는 부당한 전역에 맞서다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언젠가 뉴스에서 울먹이며 군 복무를 하고 싶다고 말하던 그 모습이 전부였습니다. 삼십 센티미터 정도 될까 싶은 좁은 공간에 흰 항아리. 그것이 변희수 하사의 현재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내 모습을 찾고자 했던 한 사람이 사회의 차별과 조롱 속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사회적 차별 속에 고립된 채 막다른 선택을 해야 했던 많은 존재가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사는 동안 우리는 모두 나다움을 찾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성소수자들이 나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은 왜 이리 어려운가요.

기후위기를 이야기하며 우리는 미래를 걱정합니다. 그러나 현재를 살지 못하고 죽어간 고 변희수의 죽음이 반복된다면 우리가 지키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을 살고 싶은 한 사람을 지킬 수 없는 사회가 미래를 말할 수 있을까요. 미래를 말하기 전에 우리가 사는 오늘이 누구에게나 가능성이 열려있고 안전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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