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폐기물 처리량의 14%를 담당하고 있는 지역이 있습니다. 바로 청주입니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지역이라는 이유로 각종 폐기물 소각장과 매립장이 청주에 세워지고 있습니다. 청주는 전국에서 미세먼지가 심각한 도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기후 위기, 미세먼지 대응을 말하지만 정작 대기업에서 만드는 발전소는 그대로 강행되고 있습니다.
청주 SK 하이닉스가 공장을 돌리기 위해 LNG 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합니다. 이 발전소가 들어서면 연간 125만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이는 청주 전체가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10%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미래를 위태롭게 하는 것뿐 아니라 발전소가 완공된 후 벌어질 현재의 문제입니다. 청주시는 소각장을 상대로는 소송을 걸지만,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키는 SK 하이닉스의 발전소 건설은 주민과 시민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건립을 허가했고 3년간의 반대에도 얼마 전 쥐도 새도 모르게 착공을 했다고 합니다.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절반 이상이 산업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기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산업입니다.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데 기업의 변화가 촉구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기업은 기후위기 대응마저도 돈벌이의 수단으로 삼거나 그린워싱, 겉으로만 깨끗한 척 위장을 합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친환경 그룹으로 홍보하는 SK는 청주에 발전소를 세우고 이제는 폐기물 소각, 매립 사업에도 뛰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거대한 SK 하이닉스 앞에서 기가 질려 버린 채 청주 무심천에서 잠시 쉬어 봅니다. 고층 빌딩 속에서도 사람들은 꽃을 보러 나옵니다. 결국은 자연을 찾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인가 봅니다. 한숨 돌리고 이름도 아련한 목련동산을 향합니다.
우리 곁을 떠난 한 사람을 만나러 왔습니다. 변희수 하사입니다. 현역 군인 트랜스젠더였던 변희수 하사는 부당한 전역에 맞서다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언젠가 뉴스에서 울먹이며 군 복무를 하고 싶다고 말하던 그 모습이 전부였습니다. 삼십 센티미터 정도 될까 싶은 좁은 공간에 흰 항아리. 그것이 변희수 하사의 현재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내 모습을 찾고자 했던 한 사람이 사회의 차별과 조롱 속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사회적 차별 속에 고립된 채 막다른 선택을 해야 했던 많은 존재가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사는 동안 우리는 모두 나다움을 찾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성소수자들이 나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은 왜 이리 어려운가요.
기후위기를 이야기하며 우리는 미래를 걱정합니다. 그러나 현재를 살지 못하고 죽어간 고 변희수의 죽음이 반복된다면 우리가 지키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을 살고 싶은 한 사람을 지킬 수 없는 사회가 미래를 말할 수 있을까요. 미래를 말하기 전에 우리가 사는 오늘이 누구에게나 가능성이 열려있고 안전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