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삶’을 위한 탈시설 선언하라” 420경주공투단 투쟁선포식 열려
“‘함께 삶’을 위한 탈시설 선언하라” 420경주공투단 투쟁선포식 열려
  • 박재희
  • 승인 2022.04.2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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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경주공투단, 경주시와 지방선거 후보자에게 탈시설 권리 보장 촉구하며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 선포식 개최
경주시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시범사업’ 선정…“공공에서 책임지는 돌봄·사회서비스 체계 구축해야”

 

장애인권 단체들이 4월 20일을 ‘장애인차별철폐 투쟁의 날’로 선언하며 탈시설·자립생활 권리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발달장애인과 가족, 뜻을 함께하는 시민 556명이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촉구하고,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삭발식을 단행했다.

경북에서도 장애인이 함께 살 수 있는 지역사회 환경 구축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주 시민사회단체들이 경주시와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탈시설 정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2022 경주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 선포식 모습

420장애인차별철폐경주공동투쟁단(이하 공투단)은 22일, 경주시청 앞에서 ‘함께 삶을 위한 탈시설을 선언하라’며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 선포식을 열었다. 특히 경주시가 ‘탈시설 장애인 자립지원 시범사업’에 선정된 것에 대해 “탈시설·자립 지원을 위한 공적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라며 경주시의 책임 있는 탈시설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장애인 당사자, 부모, 여성, 노동 등 각계의 발언이 이어졌다. 최해술 민주노총 경주지부장은 “4월 20일을 장애인의 날이 아닌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부르는 이유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여전히 사회에서 차별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민주노총이 장애, 여성, 비정규직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지역사회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뜻을 밝혔다.

송정현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장애인과 그 가족들도 지역사회 구성원이고 시민이다. 경주시 탈시설 자립지원 시범사업이 장애인을 동등한 시민으로,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는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며 탈시설 권리 보장을 촉구했다.

돌봄의 책임이 가족과 여성에게 전가된 현실을 지적하며, 돌봄 사회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윤명희 경주여성노동자회 회장은 “가족 내 24시간 돌봄을 전담하던 한 여성에게서, 누구보다 돌봄이 필요한 얼굴을 마주했다”며, “존엄하게 돌봄 받을 권리, 존엄하게 돌봄 할 권리를 이제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한 420경주공투단 공동대표는 “돌봄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사회는 이 책임을 가족에게 전가하고, 수용시설이라는 단 한 가지 선택지만 강요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거와 돌봄·사회서비스, 지역사회 존엄한 삶을 경주시와 중앙정부가 책임지고 보장해야 한다”며 공적 자립 지원 기반 마련을 촉구했다.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는 가족의 발언도 이어졌다. 구춘자 경상북도장애인부모회 경주시지부 부지부장은 “한 아이가 할머니 장례식 직후 장애인시설에 보내졌다. 내가 죽고 내 자녀가 시설에 끌려가면 안 되지 않겠느냐. 자녀보다 더 살고 싶다는 말이 정말 싫다. 내가 죽고 나서도 내 자녀가 오래 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발언을 열었다.

이어 “경주시가, 국가가 나서서 발달장애인이 함께 살 수 있는 지역사회를 구축해야 한다. 경주시 탈시설 자립지원 시범사업이 제대로 자리 잡아, 내 자녀, 이웃들이 함께 살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뜻을 전했다.

공투단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전체 거주인의 80%가 발달장애인인 장애인거주시설에서 학대와 비위가 반복되고 있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가정에서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 역시 되풀이되고 있다”며, 이는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생존·돌봄을 사회가 책임지지 않은 결과라 지적했다.

이어 지난 수년간 경주에서 장애인시설 학대 문제가 반복되어 왔음에도 ‘시설수용정책’이 유지되어 왔다며, “반복된 시설 인권침해는 장애인을 집단 격리·통제하는 시설 수용정책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라 꼬집었다. 또한 시설 인권침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경주시가 장애인 정책 방향을 탈시설로 분명히 수립하고, 공적 자립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향후 새롭게 경주시정을 이끌 지방선거 후보자들도 탈시설 권리 보장을 위한 공약을 책임 있게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경주는 경주푸른마을, 선인재활원, 혜강행복한집에 이르기까지 관내 6개 장애인거주시설 중 3곳에서 유사한 학대와 비위행위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에 지난해 장애인권 단체들이 학대 시설 폐쇄와 탈시설 권리 보장을 촉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이는 등 탈시설 정책을 요구해왔다.

공투단은 탈시설·자립생활 권리 보장을 위해 ▲함께 삶을 위한 탈시설로 전면 전환, ▲돌봄·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 ▲시설 말고 집! 지역사회 주거 보장, ▲발달장애인의 존엄한 일상 보장, ▲공익신고자 보호 대책 마련, ▲학대 시설 OUT! 시설 인권침해 대응체계 구축,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 등 7개 주제 14개 정책요구안을 수립하고, 투쟁 선포식을 시작으로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정책공약화를 촉구해나갈 예정이다.

 

참여자들이 ▲돌봄·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 ▲시설 말고 집! 지역사회 주거 보장, ▲함께 삶을 위한 탈시설로 대전환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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