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아지는 중수 누출, 월성핵발전소 사고 위험

 

월성핵발전소 2호기가 2021년 12월 10일 계획예방정비(이하 정비)에 착수한 후 7개월째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1월 30일까지 50일간의 정비를 마치고 가동했어야 정상이지만 현재 멈춰 서있다. 정비 중에 핵반응로(원자로)와 증기발생기에서 연이어 중수(냉각재) 누출 사고 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림 경주환경운동연합

핵반응로에서 발생한 중수 누출 사고는 올해 1월 17일 월성2호기 핵반응로에 삽입된 연료관에 중수를 보충하던 중 연료관 마개에서 약 2~3kg의 중수가 누출됐다. 한수원은 제염지를 이용해 누출된 중수를 전량 회수했다고 밝혔다.

증기발생기에서 발생한 중수 누출 사고는 올해 1월 23일 격납건물의 삼중수소 농도가 증가하여 점검한 결과 증기발생기(3번) 하단에 붙은 수위계측기에서 중수 13.3kg이 누출된 것으로 확인됐고, 한수원은 집수조 등을 통하여 누출된 중수를 전량 회수했다고 밝혔다. 누출 사고로 격납건물의 삼중수소 농도는 5DAC까지 상승했다. 이는 시간당 약 50마이크로시버트(50μSv/h)로 일반인 피폭 기준으로 보면 454배에 달한다. 2호기는 이 사고로 장기 가동 중단에 빠졌다. 증기발생기에 붙은 수위계측기 교체 작업이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위계측기는 증기발생기를 관통해서 용접되어 있다. 먼저 증기발생기 표면에 돌출된 수위계측기를 절단하고, 그 위치에 구멍을 뚫어 수위계측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그런 다음 수위계측기를 다시 삽입하고 정밀 용접으로 교체 작업을 마무리한다. 용접을 잘못하면 증기발생기 가동 중에 용접 부위 균열로 또 다른 누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2호기가 7개월째 멈춰있는 까닭이다.

월성 3호기도 올해 4월 중수 누출 사고를 일으켰다. 4월 19일 핵반응로 연료 교체 작업 후 연료교환기가 오작동을 일으켜 중수가 누출됐다. 액체 상태로 누출된 280kg은 모두 회수를 했으나, 기체 상태로 누출된 2.34kg 중 440g이 회수되지 않고 외부로 방출됐다. 누출 당시 연료교환기실의 삼중수소 농도는 13DAC로 알려졌다. 이는 시간당 약 130마이크로시버트(130μSv/h)로 일반인 피폭 기준으로 보면 1181배에 달한다.

3호기 중수 누출 사고를 일으킨 연료교환기의 오작동 원인은 ‘제어 케이블’ 불량으로 확인됐다. 이에 한수원은 3호기뿐만 아니라 2호기와 4호기의 연료교환기도 ‘제어 케이블’을 교체할 방침이다. 월성핵발전소가 대체로 고령인 만큼 올바른 조치로 보인다. 다만, ‘제어 케이블’ 생산 기술을 가진 국내 업체가 없어서 어렵게 외국 업체를 섭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우리나라 핵발전소가 노후화되면서 잦은 방사능 누출 사고와 부품 교체 등이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적으로 핵발전 산업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서 부품 수급 등 안전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 계획예방정비: 핵발전소는 안전성 확보를 위해 가동 18개월마다 정비를 하고 핵연료를 교체한다.

* 중수: 핵반응로(원자로)는 냉각재로 가득 차 있음. 월성핵발전소는 일반 물(경수)보다 무거운 중수를 냉각재로 사용.

* 증기발생기(3번): 월성핵발전소(중수로)는 핵반응로 1기에 4대의 증기발생기가 있음. 3번 증기발생기에서 누출.

* 제어 케이블: 핵반응로 주변 기기에 신호를 보내는 전선으로 고방사능 환경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 전선과 다르게 특수제작함.

 

글 _ 이상홍 탈핵신문 통신원,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탈핵신문과 기사제휴로 게재한 기사입니다.

탈핵신문 2022년 6월 (100호) © 탈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