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학교 엠티 때 학생들이 옥수수 통을 슈퍼에서 사와 먹는 것을 보고 그 자리에서 그 통을 엎어버린 적이 있다. 지엠오(GMO) 옥수수였기 때문이다. 지엠오란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의 약자로서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하여 내부에 새로운 유전자를 삽입한 생명체를 총칭한다.

코로나로 그리고 백신으로 사람들이 눈에 띄게 죽어 나가고 있지만, 지엠오는 사람을 눈에 보이지 않게 죽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역대 어느 정부도 지엠오의 위험성은커녕 지엠오 표시제도 시행하지 않고 있다. 슈퍼에 널려 있는 식품들은 과자를 포함해 거의가 지엠오랑 연관 있다. 카놀라유든 된장, 고추장이든 안심 먹거리가 없다. 송파구청 보건소에는 지엠오 표시제도에 관한 글이 다음과 같이 올라와 있다.

 

 < 지엠오 식품 표시제도 >

ㆍ제품의 용기나 포장에 바탕색과 구별되는 색깔과 글자를 주 표시면에 원재료명 옆에 표시

ㆍ제품의 주표시면 「유전자재조합식품」 또는 「유전자재조합○○포함 식품」으로 표시

ㆍ유전자재조합 여부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유전자재조합○○포함 가능성 있음」으로 표시

ㆍ표시 대상 품목 : 콩가루, 콩 통조림, 두부, 두유류, 두류가공품, 된장, 고추장, 옥수수 전분, 옥수수 통조림, 영아용 조제식, 영·유아용 곡류 조제식 등.

하지만 우리가 가게에서 ‘지엠오 제품’이라는 표시를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가? 한국은 2008년 전북 군산항을 통해 지엠오 옥수수가 처음 들어왔다. 전북지역 방송 보도에 따르면 2008년 5월 13일 식용 지엠오 옥수수 3만 9천 톤이 군산항으로 들어왔다. 지엠오 옥수수는 원래 ‘식용’으로 재배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대상, 삼양 제넥스, 신동방CP, CPK 등과 같은 업체들이 지엠오 옥수수를 수입가공해 식용 원료로 이미 쓰고 있다. 지엠오는 이미 우리가 다 먹고 있다.

2015년부터 한국은 지엠오 시험재배에 들어갔다. 최근 한국은 수원에 있던 지엠오 시험재배지를 전북혁신도시 완주로 옮겼는데 지엠오 시험재배지 바로 옆에는 로컬푸드 재배지가 있어 농민들의 반발이 심하다.

이웃 나라 일본의 경우를 보자. 한국도 앞으로 일본을 따라갈 공산이 크다. 지엠오 작물의 안전성 여부 검사를 한다지만 미구에 안전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지엠오 작물을 일본처럼 본격적으로 재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 어떤가

불행하게도 한국의 경우에는 유전자 조작 식품이 어떻게 유통되고 있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통계가 없다. 이것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한국의 경우 유전자 조작 식품인데도 원산지 표기만 한다는 사실이다. 유럽에서는 유전자 조작 식품일 경우 지엠오라는 글자를 부착하게 되어 있는데 우리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보니까 지엠오 작물인데도 지엠오 작물인 줄 모르고 식탁에 올라간다. 다시 말해 우리의 식품에 표시된 대두(미국산)란 콩이 지엠오 콩임을 말하는 것인데 눈속임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콩과 옥수수의 자급률이 각각 3%, 0.9%다. 다시 말해 콩은 95%를 수입하고 옥수수는 99.1%를 수입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것이 모두 유전자 조작 식품이다. 한국과 유럽의 지엠오 표시 실태를 비교해 보자.

 

<한국과 유럽의 지엠오 표시 실태>

  한국 EU
식품 식용유, 간장 등 제외 모두 표시
가공식품 상위 5개 품목 한정 모두 표시
외식 산업 표시 대상 아님 메뉴 등에 표시
사료 표시 대상 아님 표시 대상
비 의도적 혼합율 3% 0.9%

 

표에서 보는 대로 유럽 연합에 비해 한국은 유전자 조작 식품을 거의 표시하지 않는다. 중학교 사회 과목 교과서에는 지엠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교사 등도 유전자 조작 식품에 대한 경각심이 없고 정보 또한 제대로 모른다. 한국이 유전자 조작 작물을 재배하지 않는 국가이기 때문인지 지엠오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조차도 없다. 요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악마화되고 있는 러시아는 지엠오를 재배하면 형사적으로 처벌받는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뿐만 아니라 7월 재앙 등 식량 위기가 거론되는 지금 지엠오 작물 생산에 더 힘이 실릴지도 모른다. 어린아이들이 슈퍼에서 부모에게 과자 사달라고 하는 광경이 필자에게는 늘 우려스럽다. 과자의 원료인 지엠오 옥수수를 먹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유전자 조작 작물을 개발도상국에 판매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주로 미국국제개발청(USAID)이 개발도상국을 목표로 하여 판매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USAID는 이 농가 바이오테크놀로지 지원 계획을 위해 4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코넬 대학교가 그 계획의 중심에 있고 미시건 주립대학, 몬산토의 해외 합병 기업, 국제농업연구협의회(CGIAR) 등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주요 판매국은 아프리카,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방글라데시로서 아시아를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몬산토가 한국을 판매국으로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국가 간에 맺을 각종 자유무역협정 때문에 어느 나라의 어느 지엠오 작물이 들어올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한국이 지엠오 작물을 재배하지 않는다고 해서 지엠오 작물로부터 전혀 안전한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지엠오 안전성 평가 운운할 때가 아니다. 아이들, 젊은이들의 면역력이 날로 약해지고 있고 대학에서는 이것을 생명공학으로 포장해 가르치고 있다.

 

▲지엠오 작물 사진. 줄기는 토마토 뿌리는 감자인 포메이토, 보기만 해도 그로테스크하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켄타우로스처럼 오늘날 포메이토로 변형되어 있다. 사진 출처 Geelong's 93.9 BayFM.

 

글 _ 이득재 대구가톨릭대학교 러시아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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