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 공영자전거 대여 서비스가 7월 1일부터 종료된다. 경산시는 지난 5월 26일 공영자전거 행복두바퀴 홈페이지와 거리 현수막을 통해 “경산시의 사정으로 7월 1일 행복두바퀴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경산 사동 행복두바퀴 대여소에 서비스 중단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 김연주

경산시는 현재 스테이션(대여소) 33개소에 공영자전거 225대를 비치하고 무인대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산시가 올해 공영자전거 민간위탁 예산을 삭감하면서 6월 30일 위탁 관리 계약 종료와 함께 공영자전거 대여서비스도 중단한다.

경산시는 2017년 도시 온도 낮추기 사업인 ‘꿈애도시 프로젝트’를 시행하면서 공영자전거(‘행복두바퀴’) 대여 서비스를 도입했다. 자전거 무인대여 시스템 앱과 홈페이지를 개설해 2018년부터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2018년 행복두바퀴 시범사업 당시 대구대학교 산학협력단이 관리 주체였다. 이후 2019년부터 공개입찰을 거쳐 경산지역 소재 A 업체가 관리위탁 업무를 해왔다. 2019년 경산시는 공개입찰을 거쳐 A 업체와 공영자전거 관리위탁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2020년 7월부터 현재까지 같은 사업자가 위탁관리하고 있다.

공영자전거 서비스 중단 소식이 알려지자 행복두바퀴 홈페이지(https://gs.happybike.kr)에는 계속 운행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게시글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요금을 올려서라도 운영하길 바란다’, ‘이런 식으로 중단하는 건 옳지 않다. 시민들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 ‘예산 부족이면 한 번 더 고민해달라’는 등의 요구를 남겼다.

행복두바퀴는 대구 2호선 지하철역이나 경산역 등 대중교통 거점지역과 주거지를 연결하며 학생, 직장인 등 대중교통 사각지대 시민들의 발로 자리 잡았다. 행복두바퀴 사업 관계자에 따르면 1일 평균 누적 이용횟수는 150여 회에 달한다.

 

▲경산지역 33곳에 경산시 공영자전거 행복두바퀴 스테이션(무인대여소)이 있다. 행복두바퀴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경산지역 33곳에 경산시 공영자전거 행복두바퀴 스테이션(무인대여소)이 있다. 행복두바퀴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행복두바퀴 이용 요금도 다른 지역보다 저렴하다. 경산 공영자전거는 1일 2시간 이용에 1천 원, 1개월 3천 원, 1년 이용권은 2만 원이다. 서울 공영자전거(따릉이) 대여료는 1일권 1시간 당 1천 원, 올해 시범사업을 시작한 경주시는 90분 당 1천 원이다.

한편 경산시는 서비스 중단과 관련해 시민들의 여론을 청취하는 과정을 따로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18년 시범사업 시행과 이후 공영자전거 이용에 관한 시민만족도 조사도 실시한 바 없어 시민 요구를 간과한 행정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경산시는 행복두바퀴 운영과 관련해 “지금은 재개 여부를 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산시청 도로철도과 서현우 주무관은 “최근 2년 동안 민간위탁 업체가 관리하면서 예산 사용이 적정했는지 검토 중”이라며 “사업을 계속할지는 올해 중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산 공영자전거 서비스 중단 이유 “예산 삭감”‥ 경산시민 “경산시가 나서야”

경산시는 ‘청정 웰빙 도시 실현’을 위해 공공자전거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업 시행 4년째를 맞은 현재 이러한 취지는 자취를 감췄다.

행복두바퀴 사업 예산은 연간 3억 원이다. 경산시는 2022년 예산안에서 행복두바퀴 하반기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예산 삭감 배경에는 공영자전거 사업에 관한 경산시의회 의원들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영향을 미쳤다. 일부 의원들은 행정사무 감사에서 민간위탁 업체의 공영자전거 관리 부실, 사업비 과다 책정 등을 이유로 예산 삭감 또는 사업 중단을 주장해왔다.

관리위탁 사업체 관계자는 “직원 6명 가운데 5명이 6월 말 퇴사한다. 1년에 명절 이틀만 쉬면서 일했다. 연간 사업비 3억 원 중 대부분은 인건비다. 최선을 다했지만 관리 비용 증가로 어려움도 겪었다”라며 “사업 중단 공지 이후로 계속 운영해달라는 전화가 늘어 안타깝다”고 했다.

영남대학교 학생 김유신 씨는 “예산 삭감으로 공영자전거를 멈춘다는 건 납득이 안 간다. 대학 주변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인데 홍보 부족으로 대부분은 있는 지도 모른다”며 “예산을 편성해 스테이션을 늘리고 홍보를 더 적극적으로 해서 많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경산시가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영자전거 이용으로 기후위기 해결에 일조한다 생각‥ 더 업그레이드 돼서 꼭 돌아오길”

 - 경산시 옥산동 장태인 씨

너무 아쉽고 서운한 기분이에요. 경산 처음 이사 와서 버스 노선도 잘 몰랐을 때, 또 버스 노선이 없는 구간을 갈 때 행복두바퀴를 이용했는데 너무 좋았거든요. 그래서 더 섭섭하고, 경산시에서 다시 운영을 꼭 해줬으면 좋겠어요.

한 달 이용권이 부담되는 금액이 아니고 정말 저렴해서 버스나 택시를 타기엔 아까운 거리는 행복두바퀴를 주로 이용했는데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어서 항상 뿌듯했어요. 기후위기 해결에 어느 정도 일조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스테이션이 딱 요소요소에 있어서 정말 편해요. 저 같은 경우는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앞에 있어서 기차 타러 경산역 갈 때 자주 애용했어요. 이 외에도 홈플러스나 행정복지센터 앞에도 있어서 정말 편하게 잘 다녔어요.

자전거 관리도 꽤 잘 되고, 관리자분들이 요청이나 민원도 잘 해결해주셨어요. 그래서 큰 불편 없이 잘 이용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서울이나 대전 같은 데서는 따릉이, 타슈를 시 홍보할 때도 정말 잘 쓰고 있고, 시민들도 되게 애정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더 업드레이드 돼서 꼭 돌아오면 좋겠습니다.

 

▲경산시 공영자전거 행복두바퀴 스테이션. 사진 김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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