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자들 복직 포기... 사측이 노사발전기금 지원하기로

코오롱 해고노동자들의 투쟁이 사측과의 합의를 도출하며 지난 29일 사측의 합의안 발표로 막을 내렸다. 해고자 원직 복직은 이뤄지지 않았고, 대신 사측이 기부금을 해고자들에게 지원하기로 했다.

구미 공단에 소재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2005년 78명의 노동자를 정리해고했다. 사측은 "경영악화"라며 해고 사유를 밝혔지만 해고자들은 "희망퇴직과 임금 삭감을 수용했음에도 회사가 약속을 어기고 해고했다"며 맞섰다.

2005년 정리해고... 정투위측 불매운동, 단식농성 이어와

지난 10년동안 해고자들은 투쟁을 이어왔다. 2005년에는 코오롱 정리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정투위)의 최일배 위원장이 이웅렬 회장의 자택에 들어가 면담을 요구하다 불응당하자 손목을 그으며 저항하는 사건도 있었다. 그러나 2009년 대법원은 정리해고가 정당했다는 판결을 내렸다.

정투위는 2012년부터 과천 본사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했고 최일배 위원장은 2013년 전태일 노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정투위의 또다른 핵심 활동가인 김혜란 씨는 올해 지방선거에서 경북도의원 구미제3선거구에 노동당 후보로 출마했다. 

이들은 또 그간 꾸준히 코오롱 불매운동을 벌였고, 최 위원장은 최근 40일동안 단식을 벌이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호송되었다.

노사 대화가 다시 시작된 계기는 지난 11월 사망한 이동찬 명예회장의 49재로 알려졌다. 지난 26일 열린 49재에 최 위원장이 참배하면서 고인의 아들인 이웅렬 회장과의 면담이 성사된 것이다.


코오롱 정투위 최일배 위원장

정투위가 요구해온 원직 복직은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대신 코오롱은 노사문화발전기금을 제3기관에 출연해 정리해고자들에게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양측은 구체적인 금액과 기부처를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복직 포기한 투쟁 마무리에 의견 엇갈려

복직 대신 지원금을 선택한 것에 대해 코오롱 정투위에 연대해온 사람들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노동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한 네티즌은 "10년 투쟁이 힘들기 때문에 복직을 포기한 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곧 이렇게 합의할 거면서 계속 싸울 것처럼 최근에도 연대를 요청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네티즌은 "싸울 수 있는 능력과 기간을 초과해서 싸운 게 아니냐. 매우 아쉽긴 하지만 투쟁 종료를 이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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