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는 정치1번지 (7) 목욕탕 속 정치인들

구미시장을 11년 역임하고 올해로 10년째 경북도지사직을 수행하는 김관용 지사는 ‘목욕 정치’로 소문이 자자하다. 내가 아는 어느 시민은 구미시장 시절 그를 같은 목욕탕에서 두 번 만났다고 한다.

그 두 차례 사이에는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고, 그 목욕탕은 구미시청에서 꽤 먼 곳이었다. “동네 사우나에서만 두 번 마주치니 놀랐지. 여러 곳을 다닐 텐데, 그럼 목욕탕에 얼마나 자주 가겠어?”  

예전 민주노동당 대표, 민주노총 초대 위원장을 지낸 권영길 전 국회의원도 목욕광으로 꼽힌다. 1997년 대선 직후 그에게 연락이 닿지 않아 ‘국민승리21’ 관계자들이 여의도 일대 사우나를 헤매고 다녔다는 전언도 있다.

2007년 그는 세 번째 대선 도전을 향해 뛰고 있었고 하루는 필자가 다니는 학교에 들러 강연회를 가졌다. 서서 강연하던 그날 그는 엄청난 땀을 흘렸다. 민주노동당 내부 경선 와중 다른 경쟁자들과 TV 토론을 가졌을 때도 그랬다. 이 역시 후보자들이 선 채로 진행되었다. 비교적 고령인 그에게 부담이었을 것이다.

나중에 그는 땀을 많이 흘린다는 지적과 질문을 받고 “목욕 방법이 바뀌어서 그렇다. 다시 예전 방법으로 바꾸겠다”고 답했다. 원래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방식을 즐겼는데, 반신욕을 새로 시작하면서 땀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사우나 나와 곧바로 탕에 들어가는 정치인도

정치인들의 목욕 풍경은 다채롭다. 국무총리 출신에 잠깐 대선 주자로 나섰던 한 정치인은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곧바로 탕으로 들어가는 습관 때문에 목욕탕 사람들을 경악시켰다고 한다. 새벽 욕탕안에서 갑자기 산신령처럼 솟아올랐다는 농민 출신 강기갑 전 국회의원도 화제가 되었었다. 당시 그는 단식 투쟁으로 비쩍 마른 몸이라서 그 장면이 더욱 인상적이었다고.

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집에서도 목욕을 즐기지 않았다. 섬이 고향이었던 그는 물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싫어하지는 않았는데도 말이다. 1971년 의문의 교통 사고로 얻은 장애로 목욕이 불편했던 탓이다.

혹자는 정치도 목욕처럼 국민들의 마음과 생활에 낀 때를 밀어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실상은 핀란드 사우나 뺨치도록 국민들을 진땀 나게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때는 나쁜 것인가? 여하간 억지로 박박 밀지나 말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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