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는 정치1번지 (8) '도로 민주당'도 안 되는 새정치연합

한국 보수야당 계보에 아로새겨진 이름은 ‘민주’였다. 한국민주당, 민주당, 신한민주당, 통일민주당, 평화민주당, 신민주연합당, 통합민주당, 새천년민주당, 대통합민주신당, 통합민주당, 다시 민주당, 민주통합당 그리고 다시 민주당......

물론 ‘신민당’, ‘새정치 국민회의’, ‘열린우리당’ 등 외도도 했고 지지율 1위, 정권 교체, 제1당 등 성공의 기억도 있었다. 그러나 끝내는 조강지처 ‘민주씨’를 찾아 돌아왔다. ‘민주당’은 찌그러져도 원래 형태로 돌아가는 ‘형상기억합금’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민주당과 안철수신당(새정치연합)의 합당으로 만들어진 이름이며 그 약칭은 새정치연합이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재보선 참패로 안철수가 대표직을 사퇴하자, 아니나다를까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한 인사들은 당명 개정을 공약했다.
 
박지원 의원이 먼저 “민주당으로 바꾸겠다”고 말했고, 문재인 의원은 “안철수의 동의를 받아 ‘새정치민주당’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것은 미션 임파서블이다. 정당법 제41조 3항에 따르면 정당 명칭은 이미 신고된 정당의 명칭과 뚜렷이 구별되어야 한다. 즉, 동일 또는 유사 당명은 안 된다. 그런데 ‘민주당’이 현존하고 있다. 누구냐, 넌? 과거 민주당 지지 인사들이 따로 만든 당이며 강신성 대표를 위시해 참여 인사들은 거의 무명에 가깝다.

누구냐 넌?

새정치연합이 ‘민주당’으로 당명을 되바꾸거나 약칭을 ‘민주당’으로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새정치민주당’도 유사 명칭에 속한다. 이를테면 '자유민주'는 하나의 단어로 볼 수 있어 '자유민주당'을 만들고 약칭을 '자민당'으로 쓸 수 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는 하나의 단어로 볼 수 없고 ‘새정치’는 ‘민주’의 수식에 불과하다고 해석된다.

동일한 당명 및 약칭은 물론 유사한 명칭도 위법

새정치연합이 '민주당’을 쓸 수 있는 방법은 현존 민주당과의 통합밖에 없다. 새정치연합은 이 경우 당직 등 상당한 것을 양보해야 할 테니 이럴 리는 없다.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알박기’라며 짜증낼 만하다.

<한겨레21> 제1044호(2015.1.12)의 '시사 20자평'에서 몇몇 논객들의 대안 제시(!)가 있었다. 새정치연합의 새 당명으로 김민하 씨는 '제1야당'을, 박권일 씨는 '우리집이진짜원조민주당'을 제안했다. 쇄신 없이 당명만 바꾸는 놀음은, 놀림을 당하게 된다.

심영이 된 새정치연합.
"민주당을 낳을 수 없다니~ 내가 고자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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