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사랑방 선정 이주의 冊 <한국 도시디자인 탐사> (김민수)

최근 구미는 수도권 규제완화 앞에 벌벌 떨고 있습니다. 산업에 대한 규제완화가 불산사태와 같은 사고를 일으켰다면, 수도권 규제완화는 구미의 산업을 뒤흔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한국사회는 '국토균형발전'을 이야기합니다. 결국 각 지방에서 벌어지는 건 "수도권 발전모델과 개발방식을 답습"한 공사판입니다. "도시의 감성 회복을 기치로 서울의 청계천복원과 닮은 꼴 사업들이 지방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부실한 역사 문화 의식과 디자인으로 그나마 존재했던 정체성마저도 지워버리고 있는 것"입니다.

옛 서울대 미대 교수들의 친일 행적을 고발했다가 오랜 기간 해직자 신분으로 살아야 했던 김민수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가 쓴 이 책은 6대 광역도시들이 추진하고 있는 도시디자인의 현안을 진단하며 처방전을 내립니다. 구미는 여기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대신 인근의 대구광역시를 다룬 부분에 흥미를 가져볼 만합니다. 김민수에 따르면 대구는 '혼합형 미인'입니다.



대구에는 왜 미인이 많다고 할까요? 사과를 많이 먹어서가 아니라, 북방계형 얼굴과 남방계형 얼굴이 5 대 5로 분포하는 지역이라 양쪽의 인자가 잘 조합된 결과라고 합니다. 김민수는 "대구의 미래는 배타성이 아니라 다른 지역, 다른 사람들과 잘 소통하고 어울려 '조합을 이루는 관계 방식'에 달려 있다"고 주장합니다.


구미처럼 공단지역인 울산시를 다룬 '회색도시에 지역색 살리기'도 흥미롭습니다. "울산에서 문화예술은 아직까지 공업 생산력을 증가시키기 위한 여가 활동 차원의 오락적 볼거리에 불과하다. 공업도시 나름의 문화예술이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이 시작되어야 한다."

구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특정한 과거(박정희)만을 부각시키고 먹고 마시는 데 그치고 있는 문화. "디자인은 '삶을 약속하는 일'이다."(김민수) 우리는 무엇을 약속하고 있습니까?

* 도서 대여: 구미새로고침 풀뿌리사랑방 (인의동 667-13)

저작권자 © 뉴스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