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와 녹색당, 조사 결과 공개... 비산초교의 '비밀'도 포함

지난해 가을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전국 각지 1037개 인조잔디 학교운동장을 조사한 결과가 언론과 정당을 통해 전면적으로 공개되었다. 뉴스풀e가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다뤘던 학교 인조잔디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것이다.

5월 6일 JTBC <뉴스룸>은 학교 인조잔디 운동장에서 납과 발암물질이 검출된 사례를 보도하고 그 직후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한 학교 명단을  홈페이지와 <중앙일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곧이어 녹색당은 홈페이지에서 유해 기준치 초과 학교 명단뿐 아니라 1037개 학교 인조잔디 운동장을 조사한 결과 항목별로 검출된 유해물질 수치를 모두 공개했다. (자료 참조: 본 기사 하단 링크)




JTBC는 5월 6일 <뉴스룸>을 통해 인조잔디의 위험성을 보도했다.


비산초 인조잔디... 문제는 역시 '납'
"유해물질 노출로 학업성취도 떨어져"


이 가운데는 풀뿌리시민정치모임 '구미새로고침'과 뉴스풀e가 밝혀내지 못했던 구미 비산초등학교 인조잔디 실태도 포함되어 있다. 

구미새로고침과 뉴스풀e는 비산초교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유해물질이 검출되었다는 사실은 파악해서 공개했지만, 어떤 물질이 얼마나 검출되었는지는 입수하지 못했었다. 비산초교측과 조사 실시 기관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이를 비공개 처리하면서였다.

(지난 기사: [단독] 구미 학교 인조잔디 역시나 '유해')

녹색당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비산초 인조잔디 가운데 쿠션감을 위해 뿌리는 충전재에서 납이 120mg/kg 검출되어 유해 기준치인 90mg/kg을 넘겼고, 수은은 기준치인 25mg/kg을 밑도는 1mg/kg이 검출되었다. 기본으로 깔리는 파일에서는 납이 29mg/kg 검출되었다. 

인동초등학교 인조잔디 파일에서는 70mg/kg의 납이 검출되었다. 유해 기준치를 밑돌기는 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중금속 검출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 환경단체나 녹색당,  '구미새로고침' 등의 견해였다.

6일 JTBC측은 "(유해물질 노출이) 최근에 와서는 학업 성적 성취도가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밝혀지고 있다"는  임영욱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장의 발언을 소개하며,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던 인조 잔디 운동장이 오히려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JTBC와 인터뷰한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조사 결과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당국과 학교에 대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 학부모의 알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비판했다. 

"조사 결과 비공개는 심각한 알권리 침해"
녹색당과 JTBC '자료 공개' 강수 둬

<뉴스룸> 진행자인 손석희 아나운서는 "저희는 온라인에 기준치 이상의 납 또는 발암물질이 검출된 학교와 검출량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녹색당 역시 홈페이지에 조사 결과를 모두 공개했다. 
 
녹색당은 기준치 초과 학교를 필두로 인조잔디를 학교에서 철거하기 위한 운동에 돌입하기로 하는 함은 물론 아예 "인조잔디의 교내 설치를 아예 금지하는 방안을 공론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녹색당은 홈페이지를 통해 학교 인조잔디 실태조사 결과를 낱낱이 공개했다. 


JTBC는 이날 3개의 기사를 할애하면서 인조잔디 논란에 불을 지폈고 녹색당 또한 관련 업계와 일부 학교들을 자극할 위험을 무릅쓰고 조사 결과와 명단을 공개한 셈이다. 

한편에서는 "최근 들어 친환경적인 제조로 무해한 인조잔디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 있어 인조잔디 논쟁은 곧 제2라운드로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조잔디를 제조하는 업체들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구미새로초침측 활동가는 이런 주장에 대해 "초고온현상으로 인한 화상까지 예방할 수 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또 "인조잔디는 다양한 놀이기능을 방해하며 이것은 품질을 개선한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친환경 인조잔디 가능" vs.  "그것도 놀이 방해"
구미새로고침, "JTBC 보도에 기여... 나름의 성과"

녹색당도  보도자료를 통해 "인조잔디가 깔리면 땅바닥에 금을 긋는 놀이는 불가능해지고 축구 등 특정 종목으로 운동장 사용이 전면 재편된다. 이는 반문화적, 반교육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장선상에서 녹색당은 적어도 초등학교에서는 천연잔디도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교육적, 문화적 측면에 대해 인조잔디 찬성측이 어떻게 반격할 수 있을지, JTBC의 후속 보도 방향은 어디를 향할 것이며 이번에 직접 명단 공개라는 강수를 둔 녹색당의 다음 방책은 무엇인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한편 구미 지역에서 인조잔디 문제를 조사하던 구미새로고침측은 "지역에서 시작한 의제가 유력언론과 정당을 통해 전국화되는 나름의 성과를 경험했다"며 그간의 과정에 대한 자평을 내렸다. 

구미새로고침의 활동가이자 뉴스풀 협동조합 조합원인 김수민 씨(33)는  "이번 JTBC 보도에 조력자로 관여했다"며 "현장 취재 영상과 그래픽까지 더해져 뉴스가 완성되고 포털 사이트에서 뜨거운 반응을 이끄는 것을 보면서 영상매체의 파급력을 깊이 느꼈다"고 밝혔다.


<학교 인조잔디 유해성 조사 결과 참고 자료>

JTBC가 공개한 기준치 초과 검출 학교 명단
녹색당이 공개한 학교 명단과 학교별 유해물질 검출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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