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백신애길’에 영천문학자료실 문을 열다

2022-02-22     김연주

 

19일, 영천문학자료실 개소식이 열렸다. 사진 김연주

영천문학자료실(영천시 백신애길 28번지) 개소식이 19일 오전 11시 백신애하근찬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영천지역 문인, 학생, 시민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소설가 백신애 생가터 인근에 문을 연 영천문학자료실은 영천지역 출신 작가 40여 명의 문학작품집을 전시한다. 백신애 작품 <적빈>이 수록된 한국단편소설전집(백수사, 1958) 등을 비롯해 백신애창작기금 수혜 작가의 시집, 김주영문학관에 보관했던 소설가 하근찬의 작품집도 만날 수 있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백신애, 하근찬 소설가와 송재학, 백무산 시인 등 걸출한 작가를 배출한 영천에 문학관을 만드는 것이 문인들의 오랜 꿈이었다”라며 “이중기 시인이 수집해 소장 중이던 자료를 제공하고, 백무산 시인이 직접 나무 책장을 만들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 모여 영천문학자료실이 문을 열게 됐다”고 전했다.

 

이중기 시인이 영천문학자료실 개관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이선희.
2008년 5월, 영천시립도서관에 건립한 백신애문학비. 사진 김연주

소설가 백신애(1908-1939)는 1908년 5월 20일, 영천시 창구동에서 태어났다. 경산 자인 공립보통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다 1925년 상경해 조선여성동우회, 경성여자청년동맹 상무위원으로 활동했다. 1929년 소설 <나의 어머니>로 신춘문예 최초의 여성 당선 작가로 등단했다.

해방 이후 <꺼래이>, <적빈> 등 몇몇 단편 작품으로만 알려졌던 백신애 문학은 1986년 김윤식 시인이 논문 <백신애연구初>를 발표하면서 다시금 문단의 조명을 받았다.

백신애 탄생 100주년을 맞은 2008년, 영천지역 문인과 연구자들이 백신애기념사업회를 결성하고 백신애문학상을 제정했다. 지난해 제14회 백신애문학상은 <화이트 호스>를 쓴 강화길 작가가 수상했다. 2012년부터 해마다 영남권 시인이 쓴 시집을 선정해 백신애창작기금을 전달했다.

 

2021년 10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으로 하근찬 전집을 출간하면서 백신애기념사업회는 백신애하근찬기념사업회로 조직을 전환하고 영천문학자료실 개관을 추진했다. 하근찬 작가는 교과서 수록 소설 <수난이대>로 잘 알려진 영천 출신 작가(1931-2007)이다.

이중기 시인은 “아직 구입하지 못한 영천 출신 작가 작품집이 50여 권에 이른다”며 자료 수집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중기 시인은 2015년 <원본 백신애 전집>에 이어 2021년 <현대어 백신애 소설 전집>을 펴냈다.

백신애하근찬기념사업회는 “안정적인 문학자료실 운영을 위해 지역 시민, 문학인들과 재정 마련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영천문학자료실이 영천문학관 건립을 위한 노둣돌 역할을 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 영천문학자료실 후원 : 농협 723040-55-000170 (백신애탄생100주년기념사업회)

 

19일 영천문학자료실이 문을 열었다. 이날 개소식을 마친 후 찍은 기념사진. 사진 백신애하근찬기념사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