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율아! 한 해의 끝이 벌써 다 지나가는구나. 일 년이 이렇게 빨리 가다니, 하루살이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세월이 아쉽다.이번 겨울에는 한 번도 오지 않은 작년의 첫눈을 기대해 본다.찬 바람이 불고 얼음이 어는 추운 겨울이 오면 아버지는 마구간에 있던, 사람만큼이나 귀했던 황소를 나뭇간으로 끌고 왔어. 나뭇간은 안방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창고 같은 곳인데, 안방 아궁이와 땔감들이 비와 눈에 젖지 않게 하는 역할을 했어.저녁이면 뜨거운 불이 활활 타고 있었고, 그 위에 얹은 까만 바둑알처럼 반들반들하게 닦인 무쇠솥에는 소 콧김처럼 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