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났다’, ‘세금을 이렇게 좀 써라’. 2조 원의 예산을 투입한 12년간의 연구 끝에 한국의 독자 기술로 개발되었다는 누리호가 발사된 순간, 미디어가 전한 사람들의 반응은 벅찬 감동과 환호, 자부심이 뒤섞인 것이었다. 같은 순간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굉음과 연기를 내뿜으며 솟아오르는 로켓은 우주를 향해 겨눈 총구 같았다. 파리의 에펠탑에 송전탑이 겹쳐 보였던 과거의 어느 날처럼, 나는 ‘자랑스러운’ 누리호와 북한이 걸핏하면 쏘아 대는 미사일이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없었다.사람들의 눈은 로켓에 사로잡혀 있었지만,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