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경기도교육청 학교 학부모회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대구를 제외한 16개 지역에서 학부모회 지원 조례가 제정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학부모회는 학부모를 대표하는 조직으로 자리 잡기보다는 학교 보조 조직으로 머물러 있는 편이다. 각 시도 교육청 학부모 지원 조직 또한 학부모회 조직 활성화보다 학부모 강좌에 치우쳐 학부모회가 오히려 소외당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개별 학부모 역량 강화가 아니라 학부모회라는 조직 강화를 통해 학부모회의 공적 기능을 강화하고 주체성을 높이도록 방향을 잡아야 한다.

학부모회가 교육 자치 주체로 활성화할 수 있도록 각 시도 교육청의 학부모회 지원사업들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학부모가 이 사업들을 알고 참여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학부모를 지원하는 기구는 각 시도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학부모지원센터’와 평생교육 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전국 학부모 지원센터’가 있다. ‘전국 학부모 지원센터’는 홈페이지 ‘학부모On누리’ 소개 글에 ‘학부모의 자녀교육과 교육 참여 지원을 통해 학부모의 교육권 실현을 지원하는 학부모 지원 전문기관’이며, ‘학부모 자녀 교육 역량 강화’, ‘학부모 정책 사업 추진 기반 조성’, ‘시도 및 지역 학부모 지원센터 네트워크 강화’를 목표로 한다고 되어 있다. ‘전국 학부모 지원센터’ 명칭에서 보듯 학부모회보다는 학부모의 개별 역량 강화에 초점이 맞춰진 조직을 표방하고 있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시도 교육청 학부모지원센터는 대전을 제외한 16곳에서 운영 중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학부모회 공모사업을 진행하여 150만 원~250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학부모회 주최로 학교 교육 모니터링, 학부모 교육, 우리 가족 학교 참여 같은 사업을 계획하여 진행하도록 한다. 많은 학부모가 학부모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면서 사업비 집행에 대해서는 컨설팅을 제공한다.

또한, 2023년도에는 학교마다 학부모회 운영 지원금으로 전년도까지 100만 원을 지원하던 금액을 150만 원으로 증액했다. 운영지원비는 학부모회장 통장이 아닌 학교 회계로 편성되어 있어 학부모회가 학교와 협의해 사용해야 한다. 공모사업비로 부족한 협의회비, 강사비, 재료비 등 학부모 참여 활동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서울 학부모지원센터에서는 학부모 대상으로 다양한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2020년부터 운영하는 ‘학부모 리더 과정’은 진로교육, 독서 길잡이, 관계 가꿈, 미디어 리터러시, 생태교육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는 학부모회 컨설팅단은 2017년 우리 회가 교육청에 제안한 ‘학부모회 지원 강사단’에 기반을 둔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학부모회 임원 등을 경험한 선배 학부모들의 경험을 살려 매년 2월 컨설팅단을 공모하여 단위 학교 학부모회를 대상으로 1년에 2회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공모사업을 받은 학교는 필수로 컨설팅을 받아야 하고, 그렇지 않은 학교도 학부모회 운영과 관련한 컨설팅을 신청해 지원받을 수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부모회 지원 정책이 25개의 지원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학부모회 운영비를 학교 회계로 지원하고 학부모들이 주체적으로 학부모 참여 프로그램을 계획하여 진행한다. 또한, 지원청마다 학부모 동아리를 지원해 학부모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원청과 단위 학교에 요청하면 학부모들이 교육활동가로 참여하여 교육적 환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각 단위 학부모회에서도 자발적 모임으로 졸업생 학부모가 학부모회 운영을 지원해 주는 멘토 역할을 하기도 하고 교육자치, 교육정책 등을 공부하는 동아리들도 생겨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에서는 그동안 진행해 오던 학부모회 공모사업을 학부모들의 사업 공모와 서류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학교로 배분해 학부모들의 교육 활동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 학부모회가 지원 사업비, 학부모회 운영비, 지자체 동아리 지원비를 한꺼번에 집행할 수 있게 해서 학부모회의 교육 참여 활동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것 같다.

그리고, 학부모 정책 모니터단을 모집하여 운영함으로써 주요 교육정책에 대한 모니터링 활동, 교육정책 관련 설문조사, 간담회에 참여하여 정책에 대한 의견을 제안함으로써 교육 주체로 나서고 있다.

 

강원도교육청에서는 <학부모 학교 참여 동아리 지원 사업>으로 동아리당 1백만 원을 지원한다. 강릉 31개, 춘천 20개, 원주 30개, 그 외 15개 시군 133개로 총 214개 동아리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강릉교육지원청에서는 <즐거운 내일 교육공동체 지원 사업>으로 강릉지역 특·초·중·고 13개 학교별 150만 원~250만 원을 지원하여 학부모들의 학교 참여 활동을 활성화하고 있다.

부산교육청은 학부모 학교 참여, 교육공동체 동아리, 재능 나눔 학부모 봉사단, 학부모 네트워크, 학부모 컨설턴트 같은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부모 학교 참여 공모사업들을 통해 주체적인 학부모 활동을 지원하고, 교육공동체 동아리를 운영하여 학부모의 역량을 키운다. 재능 나눔 학부모 봉사단은 교육을 통해 역량을 개발한 학부모들이 놀이, 생태교육 등 학교 교육 활동에 참여하고 학부모 컨설턴트로 학부모회 운영을 지원하는 활동들로 이어지게 하고 있다. 많은 시·도 교육청이 학부모가 교육 주체로 교육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학교 교육을 모니터링하고 학부모 교육 및 역량 강화 교육을 통해 학교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학부모회 공모사업과 다양한 동아리 활동 지원을 통해 학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교육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 우리 가족 학교 참여처럼 학부모들이 교육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지원사업들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각 시·도 교육감의 교육정책 방향에 따라 이미 법적 기구로 인정된 학부모회가 교육 활동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 교육청도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학부모들이 교육의 3주체로 바로 서기 위해서는 학부모회가 활발하게 돌아가야 한다. 교육청에서 직접 학부모 교육과 학부모 동아리 운영에 개입할 일이 아니다. 마을 교육공동체, 혁신학교, 도서관 사서 같은 학부모 활동은 학부모회를 중심으로 세워야 지속 가능하다. 학부모회를 공식 기구로써 튼튼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교육청이 해야 할 일이다. 각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사업의 목적들을 이해하고 학부모회 활성화를 통해 다양한 교육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육청과 각 단위 학교의 학부모회에 대한 인식 변화가 절실하다.

 

글 _ 김영화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교육자치위원장




※ <학부모신문>과 기사 제휴로 이 글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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