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킴스클럽이 영업정지를 공지하면서 노동자들이 고용 보장과 폐점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14일 이랜드노동조합은 구미시청 앞에서 킴스클럽 구미점 폐점 반대 결의대회를 열고 일방적인 폐점 통보와 원거리 발령을 규탄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이랜드노동조합이 주최한 이날 집회에는 서비스연맹 대경본부, 공공운수노조 이월드지회,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정의당 경북도당, 진보당 경북도당 등 노조와 정당에서 30여 명이 참여했다.

 

킴스클럽 구미점 폐업 반대 결의대회가 14일 구미시청에서 열렸다. 사진 김연주
킴스클럽 구미점 폐업 반대 결의대회가 14일 구미시청에서 열렸다. 사진 김연주

지난 7월 17일 이랜드리테일은 실적 악화를 이유로 구미, 광주, 순천, 청주 등 킴스클럽 매장 4곳을 폐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노동조합은 경영실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한다며 일방적인 폐업 결정을 규탄했다. 노조는 사 측이 주장하는 실적 악화의 근거를 요구하며 폐업은 적자 구조 개선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대량 해고 방지를 위한 폐업 철회, 적자 구조 실태 및 고용 보장 관련 노사 협의, 이랜드리테일 등 지역 내 매장으로 고용 승계 등을 요구했다.

2022년 법인 분할 전 작성한 고용협약서는 고용 안정을 위해 노조와 충분히 협의하도록 명시하고 있다며 일방적인 폐업 통보는 이를 위반한 것이라고 노조는 지적했다.

킴스클럽 구미점에는 정규직 10여 명과 외주업체 소속 노동자 40여 명, 점주 50여 명 등 약 1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킴스클럽 폐점으로 인한 정규직 직원 이동 배치와 관련해 사 측은 주재 수당 30만 원과 거주비 수당 40만 원 등 70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노조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4일 킴스클럽 구미점 폐업 반대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김연주
14일 킴스클럽 구미점 폐업 반대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김연주

노조는 “킴스클럽 구미점은 인근에 사업장이 없는 외톨이 점포다. 구미에서 가장 가까운 동아백화점 강북점 내 킴스클럽까지 대중교통 이용 시 2시간 남짓 소요된다. 동아쇼핑점 매장은 구미역에서만 1시간 10분 거리”라며 이동 배치는 해고 종용이나 다름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엄정애 정의당 경북도당 위원장은 “원거리 발령으로 결국 직장을 그만두는 부당한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라며 “원거리 발령이 해고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외주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동 배치를 통한 고용 유지 방안조차 없어 대규모 실직 사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킴스클럽 구미점 비정규직 직원 A 씨는 전화 인터뷰에서 “폐점하면 직장을 잃게 된다. 요즘은 취업도 어렵다”라며 “폐점이 안 되길 바란다.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랜드노조는 “정규직원 뿐만 아니라 관련 협력사 직원들의 생계도 걸려 있다. 지역 내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고용 보장을 촉구했다.

 

14일 킴스클럽 구미점 폐업 반대 결의대회에 이어 참가자들은 구미시청에서 동아백화점까지 행진했다. 킴스클럽 매장이 있는 동아백화점 앞에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김연주
14일 킴스클럽 구미점 폐업 반대 결의대회에 이어 참가자들은 구미시청에서 동아백화점까지 행진했다. 킴스클럽 매장이 있는 동아백화점 앞에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김연주

킴스클럽은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대형할인매장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전국 총 30곳에서 운영 중이다. 킴스클럽 지분 100%를 이랜드리테일이 갖고 있다.

이랜드그룹 계열 유통 업체 이랜드리테일은 인수 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려 왔다. 지난해부터 온라인몰을 통한 유기농 신선 식품과 간편식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1994년 유통업에 진출한 이랜드는 2003년 인수한 뉴코아와 이랜드 유통 부문 합병을 거쳐 2009년 이랜드리테일을 설립했다.

이랜드리테일은 2010년 화성산업으로부터 동아백화점을 인수했다. 2022년 10월 이랜드리테일에서 법인을 분리해 하이퍼마켓 이랜드킴스클럽이 출범했다.

이랜드리테일 브랜드는 동아백화점, 2001아울렛, 뉴코아아울렛, NC백화점 등이 있다.

2022년 말 기준 이랜드킴스클럽 매출액은 1368억 9300여만 원이다.

한편 이랜드노동조합은 구미 집회를 시작으로 광주, 순천, 청주 지역에서도 폐점 반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정당 단체와 공동으로 일방적인 폐업 및 원거리 발령 저지를 위한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이날 집회에서 이랜드노조 이준배 대의원은 “부족한 인력에도 수익을 내려고 총력을 다했지만 결론은 폐업”이라며 “도급사, 외주업체에서 일하는 분들이 일자리를 잃고 정규직원은 이동 배치를 요구받는 참담한 상황에서 많은 분이 연대와 주셔서 작은 희망을 갖게 됐다. 좋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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