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관리자에 의한 성폭력 발생, 경상북도교육청의 안일하다 못해 무능한 대응
피해자와 가족은 2차 피해까지 극심한 고통에 시달려

 

거의 매년 경북에서 학교 내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고 있고 그에 대한 경상북도교육청의 안일한 대응이 문제가 되어 온 가운데 최근 비슷한 상황이 또 발생했다. 전교조 경북지부에 따르면 경상북도 내 A학교 B학교장은 교무부장인 피해교사에게 장학사가 되도록 도와주겠다거나 근무평정과 교육청에 대한 영향력을 언급하며 뒤에서 껴안고 ‘너는 내 애인’이라 말하는 등 6개월에 가까운 기간에 걸쳐 신체적⋅언어적 성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 경상북도교육청 2023년 교육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 시행계획 중 발췌 ©손미현 기자
▲ 경상북도교육청 2023년 교육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 시행계획 중 발췌 ©손미현 기자

피해교사는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관리자의 성폭력에 대해 경찰서에 신고한 후 3월 4일 학교에 보고하고, 같은 날 교감을 통해 상급기관인 교육지원청에 성고충사건조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그러나 경상북도교육청은 신청서 확인자란에 교감의 서명이 들어갔다며 피해교사 서명을 받아 다시 접수하라며 이틀이나 사안 처리를 미루었다.

성폭력 피해자의 신고에 대해서는 피해자 중심주의에 의거 신속히 가해자 분리조치를 한 후 상급기관에 보고하고, 2차 가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나 해당 교육지원청과 경상북도교육청의 늑장 대응으로 접수를 미룬 이틀 동안 가해자인 학교장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잘못했다. 한 번만 살려 달라."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고 70여 회가 넘는 전화 통화를 시도, 피해자가 살고 있는 동네에 찾아와 만나달라고 요구하는 등 2차 가해를 저질렀다.

 

▲ 경상북도교육청 2023년 교육 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 시행계획 중 발췌 ©손미현 주재기자
▲ 경상북도교육청 2023년 교육 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 시행계획 중 발췌 ©손미현 주재기자

전교조 경북지부는 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이 2차 피해 방지 및 피해자 보호 조치를 하지 않는 동안 피해자가 스스로 병가를 내고 자신을 보호 조치하고 있는 상황이 바로 경상북도교육청의 성폭력에 대한 대응역량과 성인지 감수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는 아동학대 신고만으로 신속하게 교사를 직위해제를 하던 대응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6개월간 학교장에 의한 지속적인 성폭력과 교육청의 미숙한 사안 처리로 인해 피해자의 불안과 고통은 극심한 상황이다. 가벼운 외출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대인에 대한 공포가 심하고 전화벨과 초인종 소리에도 가슴을 졸이는 상황이다.

또한 전교조 경북지부는 경상북도교육청이 교육 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 시행계획 공문만 시행하고 대응체계를 점검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실제 성폭력이 발생한 후 피해자 중심으로 신속하게 사안 처리를 하지 않은 것과 적절한 피해자 보호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전교조 경북지부는 임종식 교육감이 학교장에 의한 성폭력 발생과 무책임한 행정으로 2차 가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한 것에 대해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또 학교 현장의 성폭력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권위적이고 불평등한 문화를 바꾸기 위한 성인지 감수성 연수와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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