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는 요석과 더불어 사랑을 가장 완벽하게 발원한 인물”

“소설 쓰는 시인” 김선우 작가가 8월 15일(토) 오후 2시 경주문화엑스포공원 문화센터에서 소설 『발원』출판기념 강연회를 갖는다.

이 행사는 ‘실크로드경주 2015’ 사전 행사의 일환으로, 문화콘텐츠 산실로서의 역사적 신라를 조명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이번 출판기념회에서 작가는 모든 인간이 주인이 되는 불국토를 꿈꾸었던 사람, 자신이 누누이 강조했던 ‘진속불이(眞俗不二)’를 정말 그대로 실천했던 사람, 자비를 실천하기 위해 중생 가까이 가기 위해 스님이라는 자리마저 버리고 중생들의 옆에 혹은 그 뒤에 있었던 ‘원효’를 이야기 할 예정이다.


<소설 쓰는 시인 '김선우'작가>

일연의 『삼국유사』에 원효대사는 갑자기 춘정이 동해서 여자와 자고 싶다는 생각을 한 인물로 격하되어 있다. 소설 『원효』의 작가 한승원 씨는 원효를 맨 처음 잘못 읽은 사람은 고려 때의 일연 스님이라고 했다. 중국에는 해동성자로 회자되었으나, 불교계로부터 비난받았던 원효대사는 소설 『발원』의 김선우 작가의 손끝에서 완전한 남자로 환생한다.

작가는 말한다. “원효는 제가 계속 이야기해온 사랑의 결정체예요. 제가 이야기해 온 모든 사랑을 요석과 더불어서 가장 강력하고 완전하게 발원을 하고 있어요. 요석과의 사랑만이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원효는 제가 구현하고 싶은 사랑, 제가 바라는 모든 사랑을 거의 완벽하게 보여주는 인물이에요” 라고.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 원효와 요석은 왕이나 귀족이 주인이 되는 세상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주인이 되는 불국토를 꿈꾸었다. 소설을 읽은 독자는 원효와 요석이 나눈 1400년 전의 사랑을 통해 지금 우리 시대의 갈등과 번뇌를 진지하게 되돌아보게 될 것 같다.

이 ‘엄청난 소설’(철학자 강신주의 말)의 탄생을 뒷바라지한 민음사 편집부 김소연 차장은 “시인 특유의 시적인 문체와 드라마틱한 이야기 전개, 매력적인 인물 묘사, 영화적 상상력이 한결 더해져, 원효와 요석의 목소리를 귓가에 생생하게 들려주며, 1400년 전 신라의 서라벌을 눈앞에 온전히 펼쳐 놓았다”고 평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는 “당대의 시인 김선우의 긴 문장은 담백하고 아름답고, 소설을 시로 쓴 느낌”이라면서, “한 편의 날렵하고 수려한 영화를 본건지 헷갈릴 만큼 생생한 소설”이라고 자신의 SNS에 남기기도 했다.


작가는『발원』에 대해 “제가 꿈꾸었던 완전한 개인(원효)과 제가 꿈꾸는 모습에 가장 근접한 공동체(아미타림) 이 모든 것들이 다 들어가 있다”라고 자긍했다. 이 작품은 혜공과 원효가 가꾼 이상향 같은 상상 속 공동체 ‘아미타림’의 설정으로, 독자들을 지난 역사로의 침잠을 경계하고 우리시대를 들여다보게 하고 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이두환 사무차장은 “신라의 설화와 유물, 유적을 간직한 경주를 배경으로 창작된 걸작들이 문화예술 전 부분으로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특별강연 자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문화융성이 경주문화엑스포의 ‘발원’이라는 것이다.

강연을 마친 뒤에는 ‘팬투어’ 행사를 진행한다. 독자들과 작품의 배경이 되는 분황사, 황룡사지, 첨성대, 동궁월지, 계림, 대릉원을 걸으며 네러티브에 의해 생명감을 불어넣은 문학 속 공간의 스토리텔링을 듣는 시간을 갖는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독자는 광복 70주년을 맞는 특별한 날에 ”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팬서비스”라며 기뻐했다. 
 
한편 ‘시인들의 시인’(문학평론가 신형철의 말)으로 추앙받는 『래여애반다라』의 이성복 시인 초청 문학강연회가 8월 20일 저녁 7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외부강연을 하지 않고 시 쓰는 일에 매진했던 시인의 ‘실크로드경주 2015’ 특별강연은 그것 하나만으로도 빅뉴스다. 신라향가 공덕가에서 『래여애반다라』를 반가사유상처럼 빚어낸 대시인이 「삼대목의 꿈」이라는 화두 속에 살면서 건져낸 생각들(시상)에 문단의 기대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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