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_ 태양과 물과 바람의 문명 동양 문화권에서 ‘쌀’이란 존재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동아시아 식생과 기후에 적합하기도 하지만 밀보다 압도적인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결정적이었다. 근대 이전까지 인구 부양 능력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쌀은 다른 지역에 비해 인구밀도가 조밀했던 동아시아에서는 대안이 없는 주곡 작물이 되었다.그 선택의 결과는 동아시아 농경사회에서 하나의 기준으로 규범화되었다. 기후나 농사기술의 한계로 쌀 대신 다른 곡류(‘잡곡’이라 불리던)를 먹는 이들을 주눅 들게 했다. 쌀에 대한 열망은 북만주나 북해도까지 재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