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교실에 갔더니 민국(가명)이가 눈에 띌 정도로 두껍고 커서 백과사전처럼 보이는 책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밑줄을 그어가며 열중하여 읽고 있었다. 무슨 책을 읽고 있느냐 물으니 요리의 원리와 각종 조리도구의 특성, 재료별로 활용 가능한 요리법까지 총망라된 책이라고 상기된 표정으로 설명을 늘어놓았다. 민국이는 조리 계열 특성화고등학교에 최종 합격하였다며 입학 전에 스스로 조리 이론을 공부할 계획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민국이의 말을 들으니 몇 년 전 비슷한 계열의 특성화고교로 진학했던 현규(가명)가 떠올랐다. 고 3이 되던 무렵
휴일 아기별꽃 딱히 할 일이 없다예정된 일이 하나도 없다는 건그냥지내면 된다는 거다 아들의 아침을 차려주고송홧가루 가득한길을 나섰다 300ml 생수마스크모자휴대폰 세탁이 끝날 때맞춰 집으로 돌아올 예정 뒷짐 지고숨을 헉헉거리며달봉산 등산 시작나뭇잎이드디어 그늘을 만들어 냈다 자라는 속도가엄청나다 오르는 길가누군가 편백나무를길 따라 심어 두었다 많이 힘들었을 숨은 노동존경 표한다 내 몸 하나들고 오르는데나는 힘들어 죽는다 산꼭대기 앉아마을을 내려다보는 기쁨역시 송홧가루 천지 하산빨래는 다 돌아간 상태햇살 드는 마당에탁탁 털어 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