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찾게 되는 순간이 있다. 이럴 순 없다고, 당신은 있어야 한다고, 저 재난 속에 슬픔과 아픔과 고통 속에 있는 저이들에게 원망이라도 당신께서 들어야 한다고. 너무나 초라하고 무력한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재난의 상황에서 난 신을 찾는다. 양극성 장애로 저 밑바닥에 있을 때, 물난리로 30년 넘게 일궈온 공장이 물에 잠겼을 때도 읍소했다.“‘너희가 감당치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지 아니하시고 시험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 구절은 정말 기만이라고 생각해요. 이게 정말 감당할 수 있다고 보
올해 2월 6일 진도 7.8 튀르키예 강진으로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그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2년 전인 2020년에도 진도 6.8 규모의 강진이 튀르키예 동부를 덮쳤다. 튀르키예 남동부와 시리아 북부 지역은 유라시아판, 아라비아판, 아프리카판 등 4개 지각판이 만나는 아나톨리아 단층대로서 전 세계적으로 지진이 가장 잦은 곳이다. 아나톨리아는 해가 뜨는 곳이란 뜻이지만 동아 나톨 리 안 단층대는 지금도 해가 지는 서쪽으로 조금씩 이동하면서 유서 깊은 관광지 이스탄불을 위협하고 있다.대한민국도 이젠 지진에서 자유로운 나라가 아
1_ 진화의 역사 돌아보기인위적인 전쟁이건 불가항력의 천재지변이건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효율과 인권은 충돌하는 것으로 치부됐다. “모두를 구할 수는 없다!”라는 말은 엄밀히 따지면 틀린 말은 아니다. 항상 모든 걸 대비하거나 모든 게 갖춰져 있을 수는 없으니까. 그러나 저 문구가 ‘거짓 신화’로 치부되어야 할 당위는 충분하다. 편의주의로 효율을 운운하기 시작하는 순간 면죄부가 생긴다. 우리는 ‘가난은 나라도 구할 수 없다!’ 같은 동종의 거짓 신화를 무수히 알고 있다. 이런 ‘합리’를 빙자한 전가의 보도를 쥐여주는 순간 괴물과 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