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사랑방 이주의 冊...놓고 '책 잡기'

지난 주 풀뿌리사랑방 이주의 책은 쉬었습니다. 노동절에 이은 주말과 어린이날을 핑계로 해서 아예 휴식 주간으로 잡아보았습니다. 하하. 그런데 이번주에도 책 소개는 하지 않겠습니다. '책 잡을' 일이 있어서 그걸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몇 년째인지 세지도 못하겠는데, '인문학', '인문학' 떠드는 소리가 여전해서 몇 줄 적어보고자 합니다. 왜 '인문학'인가요? 저는 이렇게 떠들어대는 모습이 꼭 자기계발서 열풍하고 크게 달라보이지 않습니다. 인문학 인문학 떠드는 사람은 많지만 세상은 무엇이 달라졌는지가 특히 의문입니다. 아, 세상하고는 무관하게 혼자서 수련하고 자족하는 게 인문학인가요?

인문학은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에 대별되는 학문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인문학을 외치는 이유는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이 판을 쳐왔기 때문입니까. 주류경제학이나 경영학 말고 사람들을 지배하고 통제할 만큼 강력한 사회과학 분야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자연계'는 '의대'로 쏠리는 시대에 수학, 물리학, 화학 같은 기초과학이 별 대접을 받았던 것도 아닙니다.

'인문학의 위기'라는 것도 우스운 거예요.인문학을 전공하는 사람은 경영학이나 의학이나 공학을 전공하는 사람보다 적은 게 당연합니다. 인문학 연구자가 얻을 수 있는 자리가 더 적은 데다가 공부에 천재성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경영학이나 의학이나 공학보다는 인문학 쪽에 더 필요한 것입니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늘어나야 하지만 인문학과를 졸업한 사람은 줄어드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그리고 그걸 굳이나 '인문학의 위기'라고 포장하는 건 남우세스럽습니다. 사실은 '인문학과 교수의 위기'겠죠.

반면 대학 밖에서는 적잖은 사람들이 '패션', '기호', '취향'으로서의 인문학에 많이들 몰두하는 걸로 보입니다. 다시 묻습니다. 왜 '인문학'입니까? 사회학, 경제학, 정치학과는 따로 떨어져서 가야 합니까? 과연 그러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경제학의 타락은 정치학과 분리되면서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그럼 사회과학과 동떨어진 인문학의 운명은요? 역시 '자기계발'인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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