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80%의 사람들이 일생동안 1회 이상 고통

허리의 통증, 즉 요통은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생겨난 질환으로, 일생 동안 약 80%의 사람들이 한번 이상 요통으로 고통을 받는다. 한번도 요통을 경험한 적이 없는 사람이 오히려 이상한 사람인 것이다. 네발로 걸어다니는 동물에게는 없고, 오직 인간에게만 나타나는 질병이 3가지가 있다고 한다. 치질, 축농증 그리고 요통이 그것이다.

직립보행을 하게 되면서부터 우리 허리의 척추에는 중력으로 인한 상당한 부하가 걸리게 되고, 따라서 척추 중에서 가장 하중이 많이 걸리는 5번 요추(허리척추)와 1번 천추(꼬리뼈 척추)사이에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 것이다.

어쩌면 네발로 기어다니도록 설계된 본래의 운명을 거부하고, 당당하게 걸어다니는 방식을 선택한 인류의 운명적인 질환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수명이 연장되고 산업 활동이 빈번해진 근래에는 요통의 빈도가 더욱 증가하여 산업장 근로자들이 비교적 젊은 시절에 요통을 경험하여 노동력 상실을 초래하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 우리나라에서 요통을 비롯한 작업관련성 근골격계 질환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어서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사진출처 :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요통>

하지만, 요통은 충분히 예방될 수 있고 치료될 수 있는 질환이다. 요통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요통 예방과 치료의 첫 출발점이라 생각되기 때문에 간략하게나마 요통에 대해 몇가지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척추는 척추뼈와 그 사이의 추간판(디스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머리부터 골반까지 강한 인대와 근육으로 강화되어 신체를 지지하며 평형을 유지한다. 척추 뼈는 7개의 경추(목), 12개의 흉추(등), 5개의 요추(허리), 5개의 천추 및 4개의 미골(꼬리뼈)로 이루어져 있다. 경추와 요추 부위는 앞으로, 흉추는 뒤쪽으로 생리적 만곡을 이루고 있어 충격을 완충시킬 수 있다. 추간판(디스크)은 척추의 운동을 원활히 해주며 압력을 받을 경우 충격을 분산시키고 흡수시키는 완충작용을 한다. 추간판의 내부에는 수핵이 들어있고 벽처럼 수핵을 감싸는 섬유륜이 있다. 추간판은 90%가 수분으로 되어 있고, 20-25세 때부터 퇴화현상을 일으켜 수분이 점차 빠져나간다. 이 추간판이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눌리고 뒤로 돌출되면서 척추뒤의 신경을 누르는 병이 소위 “척추디스크”이다.

일반인들은 허리가 아프다고 하면 제일 먼저 ‘디스크’를 의심하는 경향이 있다. 소위 “디스크”라고 불리는 병의 정확한 의학적 명칭은 ‘척추 추간판 탈출증’이다. 그런데, 실제로 요통의 원인 중에서 추간판 탈출증이 차지하는 비율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높지 않다.

학자에 따라 의견이 다르지만, 전체 요통의 원인 중 5%이하의 비율이다. 요통의 가장 흔한 원인은 척추의 근육통 혹은 근육이나 인대의 염좌(일반인들이 삐었다는 표현에 해당하는 의학적 용어가 염좌임)이다.

그 밖에 요통을 일으키는 질환은 매우 광범위해서, 척추의 구조와 관련된 질환뿐만 아니라 외상성 및 척추이외의 질환(예: 부인과질환, 비뇨기과 질환)으로도 요통이 유발된다. 그 외 물건 들기, 물건을 밀거나 당기기, 허리 굽히기, 허리 비틀기, 전신 진동(특히 자동차), 고정된 자세, 장시간 앉은 자세 등의 작업 관련요인도 요통의 주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를 먹으면서 척추가 닳아지고, 추간판 수분이 줄어들고 주위 인대 조직이 늘어 나거나 석회화 현상 등으로 신경이 지나가는 부분이 좁아진다. 이것이 진행하게 되면 퇴행성 척추증이 된다.

요통의 가장 흔한 원인이 척추주위의 근육의 문제인 만큼, 예방과 치료도 척추 주위의 근육을 튼튼하고 부드럽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요통의 예방을 위해서는 첫째, 허리근육을 튼튼하게 할 수 있는 규칙적인 운동을 해주어야 한다. 요통 예방체조라고 따로 고안된 체조도 있으나, 쉽게 생각해서, 우리가 학창시절 배웠던 국민체조나 군시절 고생하며 익힌 PT체조 중의 몇가지 동작을 아침 저녁으로 반복하면 완벽한 허리근육강화운동이 될 것이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쉽게 동영상을 포함한 요통예방체조를 찾을 수 있다. 수영이나 걷기, 가벼운 등산, 에어로빅 등을 꾸준히 하는 것이 더 좋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둘째, 허리에 부담을 주는 행동을 하기 전후에 반드시 스트레칭을 해주어야 한다. 스트레칭이란 근육의 길이를 늘려주는 운동으로, 근육은 길이가 늘어나면 힘도 세지고 유연해지게 된다. 세 번째로는 작업시에 적절한 자세를 유지하여 불필요한 중량물 취급, 과도한 허리 숙임, 장시간 부적절한 자세로 앉아있는 것을 삼가야 하겠다. 내 주변의 작업 환경을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통계에 의하면, 요통 중에서 수술 등의 의학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는 1% 미만이라고 한다. 꾸준한 근육운동과 약간의 물리치료 그리고 지상최대의 명약인 “적당한 시간”이 지나고 나면 대부분의 요통은 완치된다는 점을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

순천향대학교 구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진석 교수
뉴스풀협동조합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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