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가 치고 나가야 발전이 있다"며 김관용 현 지사 견제

권오을 전 국회의원이 12일 새누리당 경북도당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내년 경북도지사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국회의원을 세 차례 역임한 권 전 의원의 출마선언은 김관용 현 경북도지사의 아성에 도전한다는 의미다. 3선 구미시장 출신인 김지사는 경북내에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 왔다. 지난 6월 <시사IN>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내년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이 제일 높은 현직 광역단체장으로 꼽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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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사에게 공식적으로 도전장을 내민 정치인은 권 전 의원이 처음이다. 지난 9월부터 출마를 거론해왔던 권 전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그간 지역을 돌면서 민심을 살폈다. 현 도지사의 지지율이 높다. 하지만 변화에 대한 욕구도 많다는 것을 체험했다”고 말했다.


권오을 전 국회의원


또 "50대가 치고 나가야 발전이 있다"는 '50대 기수론'을 펴 눈길을 모았다. 그리고 경북 내륙과 동해안의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강조하면서도 "개발 위주가 아닌 사람 중심의 정책을 펴겠다"는 기조를 피력했다. 그는 내년 2월쯤 사무소를 본격 개소하고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다.

권 전 의원의 출마 시사가 김관용 지사의 독주 분위기를 깰지는 미지수지만 다른 전현직 국회의원들의 출사표를 유도할 공산은 높다. 새누리당에서는 이미 최경환(경산, 청도), 이철우(김천), 강석호(영덕, 영양, 울진, 봉화), 김재원(군위, 의성, 청송) 의원 등이 거명되고 있다. 단체장으로는 박승호 포항시장, 남유진 구미시장이 거론된다.

지난 10월 <영남일보>가 폴스미스 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경북도지사 선거 관련 여론조사에서는 김관용 지사가 후보 선호도에서 45.3%를 기록해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권 전 의원은 6.3%로 1위에서 멀찍이 떨어진 2위를 기록했다. 그 뒤는 이철우 의원(6.1%), 강석호 의원과 박승호 포항시장(각각 4.8%), 김재원 의원(3.1%) 순서였다. 

이렇듯 김지사의 우세가 확연하지만 앞으로 선거는 7개월 정도 남아 있고 국회 출신 중량급 인사의 도전장이 가져올 판도 변화를 간과할 수 없다. 더욱이 김지사의 지지도가 순수하게 그 인기를 반영한다기보다는 대안이 없는 현실을 나타낼 뿐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어왔기 때문이다.

야권에서 김관용 지사와 새누리당을 견제할 후보가 떠오르지 않는 현실도 새누리당 공천 싸움에 더욱 불을 지필 전망이다. 지난 2010년 경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민주당 소속 홍의락 현 국회의원은 대구 북구에서 재선을 노린다는 후문이고, 당시 국민참여당 후보였던 유성찬 씨는 정계를 은퇴했다. 

도민들이 굳이 경쟁 없는 선거를 바랄 리는 없는 까닭에 여야의 빅매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새누리당 내부 경쟁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권 전 의원이 경북 북부인 안동 출신으로 구미 출신인 김지사와 다른 지역 기반을 가진 탓에 지역 대 지역의 구도가 형성될 수도 있다.

권 전 의원은 제4대 경북도의원을 지내고 1996년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당적으로 안동에서 당선되어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인물이다. 그후에는 민주당이 신한국당과 합당해 만든 한나라당 당적으로 2000년, 2004년 내리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2007년 대선에서 유세단장을 지내며 '친이(명박)'으로 분류되던 그는 이명박 정권 수립 직후 치러진 2008년 총선에는 공천 탈락으로 인해 출마하지 못했다. 2010~2011년에는 국회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지난 4월에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에게 벌금 80만원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는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중학교 동창인 지역 언론인에게 출마 계획을 밝히며 현금 50만원을 건네었다 기소되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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