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죄송하다... 환경 개선하고 위탁업체에 지도 조치해"

지난 24일 구미시청 게시판에 시민 홍수정씨의 글 <유기동물 시위탁시설의 열악함>이 올라왔다. 홍씨는 구미시 동물보호소에서 찍은 사진을 소개하며 "말 못하는 생명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 속 유기견들은 떠 있는 철창안에서 생활하고 있었다(아래 사진 참고). 신체 크기에 비해 구멍이 넓어 보여 금방이라도 발이 빠질 듯 위태로워 보인다. 홍씨는 "그저 널판지 하나만 철장 한 쪽에 넣어줘도 아이들이 그나마 편히 앉을 수라도 있을 텐데"라며 "안락사 전까지라도 철장 밑으로 다리가 빠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은 면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견종 고려 못한 유기견 수용 철창에 항의 빗발 

그후 24일부터 26일까지 40여건의 글이 구미시청 게시판에 올라오는 등 네티즌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 제 발보다 더 큰 구멍이 숭숭 뚫린 뜬장에 그리 애들을 두면 한 번 움직여보기는커녕 제대로 일어서보지도 못하겠던데요."(허추회), "보호라는 명목으로 학대를 하고 계시네요."(손유진). 


 

 



동물보호가 곧 인간존중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동물들에게도 희노애락이 있을 뿐 아니라, 그런 희노애락이 있음을 우리 인간이 느끼고 있음을 인지해 주시기 바랍니다."(심희수), "유기동물을 위하는 건 어찌 보면 우리를 살리는 길중의 하나라고 생각됩니다."(이정미)  

강희영씨는 "유기동물 관련 공고를 올릴 때도 성의가 없고, 견종도 무시 특징도 무시"한다며 동물보호소의 평소 운영을 문제 삼았고 안명희씨는 '누구든지 동물을 사 사육·관리 또는 보호할 때에 준수해야 할 원칙'(아래 참고)을 상기시켰다. 

<동물보호법>
제3조(동물보호의 기본원칙) 누구든지 동물을 사육·관리 또는 보호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원칙이 준수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1. 동물이 본래의 습성과 신체의 원형을 유지하면서 정상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할 것
2. 동물이 갈증 및 굶주림을 겪거나 영양이 결핍되지 아니하도록 할 것
3. 동물이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수 있고 불편함을 겪지 아니하도록 할 것
4. 동물이 고통·상해 및 질병으로부터 자유롭도록 할 것
5. 동물이 공포와 스트레스를 받지 아니하도록 할 것
 

현재 구미시는 유기동물보호소를 구미시 수의사회에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다. 원래 다른 단체가 운영했지만 2011년 보호소 냉동고에서 개고기가 나오는 등 엽기적인 사건이 터졌다.

당시 시와 해당단체는 "유기견들이 아닌 다른 식용 고기로 임시로 냉동고에 보관했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물의를 일으킨 데 책임을 지고 수의사회로 수탁기관을 바꿔 새로 위탁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동물복지 원칙을 지키지 못한 소홀한 관리는 이번에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야 말았다.

이에 26일 구미시 유통축산과 관계자는 사과와 안내의 글을 올렸다. 이 관계자는 "유기동물보호를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야 함에도 관리의 일부 소홀함으로  인하여 동물은 물론 여러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점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라고 사과했다.

구미시 26일 사과... "직영화" 등 대안 제기돼

또  "유기동물 위탁시설을 방문하여 여러분이 지적하신 견사철망 바닥면의 깔판설치 및 환경을 정비하였으며 또한 추위에 대비한 난방기 설치등 동물보호를 위하여 최선의 성의와 노력을 다하도록 지도 및 조치하였다."고 민원 속출 이후의 경과조치를 소개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유기동물을 보호하는데 있어서 동물의 생명과 안전뿐 아니라 정서함양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유기동물에 대한 민원과 높아진 시민의식에 부응하여 더욱더 개선해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동물보호단체들은 궁극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며 "지자체의 동물복지 공무원 인력 증원과 동물보호소 직접 운영" 등을 제안하고 있다. 2011년 동물보호소 의혹 사건을 조사했던 구미시의회 김수민 의원(녹색당)은 "동물보호활동가와 자원봉사자 등 시민들이 상시적으로 보호소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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