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깃줄에 걸린 ‘석문일출’과 장엄한 안면도 ‘꽃지낙조’

2014년 첫 일출을 보기위해 집에서 100km 거리에 있는 동해바다를 마다하고 근 300km나 떨어진 서해 당진 석문 왜목포구로 새벽 먼 길을 떠났습니다.



당진시 석문면 왜목포구는 서천 마량포구(비인항), 태안 안면도 영목항과 더불어 서해상의 섬이 아닌 육지에서 ‘바다에 뜨는 해돋이’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마량포구와 영목항의 일출은 예전에 경험 한 적이 있습니다. 왜목마을은 매년 새해 첫날 해맞이 관광객 10만 명이상 모인다고 합니다만 그래도 아직 경험하지 못한 서해 일출의 명소 왜목포구를 선택했습니다.

대구에서 당진까지는 ‘빛의 속도’로 신나게 달려갔습니다. 당진시 외곽을 벗어나 석문면에 이르자 왜목마을 가는 도로는 벌써 주차장이 되어 있었습니다. 거북이걸음으로 왜목포구를 향해 가는 중에 벌써 날은 새고 해는 떠올랐습니다. 석문국가산업단지 공사현장 주변 도로가에 차를 주차하고 일출을 맞이했습니다. 전깃줄은 왜 이리 많은지. 전깃줄 사이에 걸린 2014년 새해 첫 해님을 바라봤습니다. 찬란한 ‘왜목일출’이 아니라 이름하여 ‘전깃줄에 걸린 석문 일출’이 되고 말았습니다.

전깃줄에 걸린 해를 보면서 새해 첫 날 떠오르는 해님 속에 담긴 올 한해 우리의 꿈과 희망도 국가 성장 개발주의라는 전깃줄에 걸려 타버리는 것은 아닌지 씁쓸했습니다.
해가 뜬 이후에도 끝없이 이어지는 차량 행렬, 당진 왜목포구까지는 가지도 못하고 인근 장고항에서 차를 돌려 오던 길을 되돌아왔습니다. 그 유명한 왜목포구 일출, 주변만 맴돌다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돌아 나오는 길도 한꺼번에 차량이 몰려 역시 북새통이었습니다.

올해 보지 못한 왜목포구의 새해 첫날 일출, 내년에 또다시 시도 할 것입니다. 내년에는 좀 떨어진 한적한 포구에 차를 주차해 놓고 낚싯배 한 대 빌려 왜목항으로 진입 할 까 합니다.


극심한 차량정체를 피해 이리저리 돌고 돌아 오후에는 태안 안면도를 찾았습니다. 안면도 끝에 위치한 고남면 영목항에서 지는 해를 바라보고 안면도를 거슬러 올라 꽃지해수욕장에서 일몰을 맞이했습니다. 꽃지해변은 태안 8경에 속해 있는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명승 제68호)너머로 보이는 낙조가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합니다. 안면도 꽃지해변에도 많은 낙조 관광인파가 붐볐지만 극심한 도로 정체는 아니었습니다.



2014년 새해 첫 날 할미, 할아비 바위가 있는 꽃지해변의 날씨는 약간 흐렸지만 낙조의 풍경은 장엄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시작은 미미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이 꼭 들어맞은 2014년 새해 첫 날 이었습니다.



[기사제공=도영주 구미치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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