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철거한 범인과 소각처리한 구미시는 반드시 책임져야

세월호 참사로 인해 무고한 수백 명의 국민들이 희생되고, 아직도 십여 명의 실종자 구조수색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국정조사는 합의되었지만 유가족들은 현장 책임자들이 국정조사 보고를 위해 현장을 떠날 경우 수색에 차질이 생길 것을 걱정하고 있다.

또한, 구미를 포함한 전국곳곳에서 많은 국민들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책임자처벌/재발방지대책을 담은 특별법 제정을 위해 1,000만 서명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범국민적 추모 행렬에 테러행위나 다름없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지난 2014년 6월 10일 오전7시30분경 구미풀뿌리희망연대를 포함한 지역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새로운 사회를 위한 구미시민촛불연대'(이하 구미촛불시민연대)에 사전 통보도 하지 않은 채 구미역광장 주변에 시민 1만여 명이 자발적으로 걸어놓은 수천 개의 노란 추모리본이 무단 철거되고, 폐기물로 소각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구미시민촛불연대는 하루 뒤 리본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하고 구미역과 구미시에 확인을 요청하였고, 구미시는 철거한 사실은 없으나 청소행정과소속 환경미화원이 자루에 담긴 리본뭉치를 폐기물로 착각하고 수거해 소각했다는 내용의 공식답변을 들었다.
이후 무단 철거한 범인을 알기위해 13일 구미역관할 원평지구대에 재물손괴죄로 사건을 접수하고 담당경찰과 함께 구미역주변 CCTV를 확인한 결과, 6월 10일 오전7시28분부터 50대로 보이는 남성 1명이 아무렇지 않게 무단철거하고는 쓰레기통 옆 땅바닥에 내팽겨쳐놓고 유유히 사라진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철거되어 현수막으로 덮여진 추모 리본들은 구미시 환경미화원들에 의해 수거되어 소각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가적 재난사고로 가족을 잃고 실의에 빠진 유족들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마음으로라도 함께 하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잊지 않고 노력하겠다는 추모와 다짐의 행렬이 만들어낸 것이 전국 각지에서 이어져온 시민분향소와 노란추모리본이다. 그런데 시민들과 유족의 마음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리본이 무단으로 훼손․철거된 사건은 유족과 시민의 마음에 테러를 자행한 것과 다름없는 중대한 범죄이다. 그리고 내용물이 충분히 인지 가능한 것이었음에도 확인절차 없이 수거 및 소각한 구미시 행정 또한 매우 유감스런 일이다.


최근 충북 음성군에서는 청소행정의 착오에 의한 유사한 사태가 발생하여 군에서 공식사과하고 현수막 등을 원상복구 했다고 한다.

구미시는 무단 철거된 추모리본이 수거 및 소각되는 과정에 대한 매끄러운 해명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충분히 관계단체 통보나 보관조치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소각된 것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유족과 시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라. 또한, 경찰은 사건 정황이 담긴 영상자료를 확보한 만큼 신속하게 범인 검거에 주력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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