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는 정치1번지 (17) 홍준표의 밥값

지난 3월 포털 미디어다음의 월간 공감 베스트 기사는 <'무상급식' 중단 홍준표 지사 '망신살'. 녹색당 "한끼 28000원 간담회 밥값부터 개인 돈으로 내라">(경향신문)였다.

이 기사에 담긴 내용은 홍준표 지사를 겨냥한 녹색당의 논평이다. 대다수의 언론은 인지도 낮은 녹색당의 논평을 무시했지만, 트위터를 필두로 네티즌들의 열화와 같은 반응을 얻었고, 포털사이트에서 메인기사로 취급하지 않았는데도 폭발적인 공감수와 댓글이 달렸다.

필자는 이 논평 작성의 관여자였다. 정치 활동 중 이런 논평을 얻기는 어렵다. 이 논평은 네 가지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 첫째, 핫 이슈. 그런데 핫 이슈는 누구나 한 마디씩 보태려고 하기 때문에 아무나 이슈의 중심에 설 수가 없다.


미디어다음에서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은 기사들.
홍준표 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관련 소식이 많다.
  


둘째, 가장 중요한 지점인데, '새로운 사실'이다. 필자는 경남도청에 올라온 홍준표 지사의 업무추진비 내역을 집계해, 홍 지사가 한 끼당 28477원의 간담회 업무추진비를 쓴 사실을 얻어냈다.

셋째, 홍 지사가 중단시킨 무상급식이 왜 필요한지 명료하게 설명했다. 군대나 교도소에서도 무상급식을 실시한다는 것, 학교에 시설을 조성할 때도 돈을 걷지 않는다는 점, 학생은 음식점 손님이 아니라는 이치를 들었다.

넷째가, 바로 패러디와 유머다. 학교에 밥 먹으러 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던 홍 지사에게 녹색당은 그의 간담회 식비 사용을 거론하며 경남도지사야말로 밥 먹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직공했다. 그리고 홍 지사는 간담회 식비는 공금이 아닌 자신의 돈으로 해결하라. 홍 지사는 가위로 업무추진비 카드를 자르라고 요구했다.

공금으로 밥 먹으려고 도지사 하나?

네티즌들 중에는 여기에 이어지는 마지막 문장에 빵 터진 사람이 많다
.은근슬쩍 가로로 자르지 말고 분명하게 세로로 자르라."
이 문장은 카드 사용으로 배우자에게 비난받을 때 알았다, 알았어. 여기서 카드 잘라줄게, 봐라해놓고, 마그네틱을 남긴 채 가로로 카드를 자르는 사람들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녹색당은 얼마 뒤 홍 지사의 골프 논란 등에 국민이 원한 것은 골퍼 아닌 밥퍼라는 논평을 냈다. 전편만큼의 주목은 못 받았지만 <프레시안>으로부터 유머가 돋보이는 논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역시 유머는 정치 1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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