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는 정치 1번지 (19) 영원한 식사 라인

“3김의 우산 밑으로 가지 않겠다!” 1996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영입 인사 1순위로 떠오른 홍준표 변호사의 말이었다. 홍준표는 1995SBS에서 방영된 <모래시계>에 나오는 강우석 검사(박상원 분)의 실제 모델로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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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 우산 밑으로 가지 않겠다는 말은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이 총재이던 신한국당, 새정치국민회의, 자유민주연합을 거부한다는 의미이고 이는 곧 이기택, 김원기, 장을병, 노무현, 이부영 등이 있던 통합민주당으로 가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노무현
, 유인태 등은 홍준표의 집을 찾아가면서 영입 작업을 벌였다. 홍준표의 회고에 따르면 노무현이 니나 내나 무슨 스타고라고 했단다.


<부산일보> 제작 동영상 '별이 비웃는 밤에'에 나오는 패러디.


비가 안 오고 햇볕이 비쳐서 생각이 달라진 것일까
. ‘3김의 우산을 마다한 홍준표는 결국 ‘3김의 양산(!)’을 택했다. 김영삼의 신한국당에 들어갔고 국회의원이 되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내가 정치를 한 이유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가족을 보호할 목적이었다. 검사 생활이 끝나고 나니 조폭들로부터 위협을 받았다라고 털어놓았다. 진솔하고 감명 깊은 대목이었으나 최근엔 이것도 쇼였나싶다.


홍준표가 만일 통합민주당에 갔었더라면
? 통합민주당은 1997년 대선을 맞아 이회창을 대선 후보로 선출한 신한국당에 합류한 이들과 정권교체를 위해 김대중 후보를 밀며 국민회의에 들어간 이들로 분열된다. 홍준표가 통합민주당에 들어갔더라도 전자였으면 오늘날과 별 차이가 없었을 테고, 후자였다면 시쳇말로 친노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국회 본회의장에 만두, 식혜 들고 들어가다가...

1996년 국회는 개원과 동시에 신한국당
, 국민회의+자민련(DJP연대), 통합민주당의 3자 갈등에 휘말렸다. 신한국당의 야당 의원 빼가기와 국회 원 구성 때문이었다. 4개 당이 번갈아가며 모두 의장석을 점거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공전의 연속. 이 와중에 홍준표는 식품 반입이 금지된 국회 본회의장에 만두와 식혜를 갖고 들어가다 적발당했다.


그 이후 홍준표는
영원히 식사하는 라인에 납시었으니, 11년 후 그는 이명박 대선후보의 BBK 의혹을 캐묻는 기자에게 식사했어요?”라며 딴전을 피워 '식사준표'가 되고, 다시 그로부터 8년이 지나 경남도지사로서 지역 무상급식을 끊어버린 반면 간담회용 업무추진비로 끼당 2만 8천원을 써서 망신당했다.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 곤욕을 치르는 그는 이제 어떤 우산 밑을 찾아 들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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