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지역 모든 지구 "유기물 매우 부족"

4대강공사 당시 강바닥에서 파낸 준설토를 활용하는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이 실시된 바 있다. 이 농지들의 토질은 과연 어떠할까.

국회에서 배기운 의원(민주당/나주시, 화순군)이 입수한 <농경지 리모델링사업 토양성분조사> 완결보고서(2012. 12. 28.)에 따르면, 준설토 리모델링 농경지의 상당수가 농사를 짓기에 부적합한 땅임이 드러났다. 이 보고서는 한국농어촌공사와 국립농업과학원이 2011년 4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작성하였으며 농촌진흥청 및 대학 소속 전문가 등 215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녹색당, "구미 지역도 유기물 등 부족하고 투수성 불안"

녹색당 구미 모임도 같은 보고서를 입수, 구미 지역의 리모델링 농경지 17개 지구의 상황을 파악했다. 이들이 22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구미 지역의 지구들에서도 유기물 부족, 배수 문제 등이 드러났다. 


우선 구미 지역 리모델링 농지의 유기물 함량은 '매우 부족' 수준이었다. 벼 생육에 적정한 유기물함량이 25-30g/kg 인데 비해, 구미 지역의 각 지구에서 검출된 평균 유기물함량은 5~12g/kg으로 극히 미미했다. 구미 지역 모든 지구가 “퇴비 및 볏짚, 우분 등 농산부산물의 토양환원에 의한 유기물 증진 노력”을 요구받을 정도였다.  
 

 


유효인산함량의 경우도 절대 다수의 지구에서 부족한 상황으로 '인산 증비 필요성'이 대두되는가 하면, 낙산, 산양, 신기, 양호2, 해평1지구 등은 유효규산함량이 낮아 '규산질비료 사용'이 요구되는 지역으로 꼽혔다. 

구미 지역에는 표토 0~20cm 석력함량이 15% 이상인 '돌밭' 지구는 없었다. 녹색당 구미 모임은 그러나 '석력 제거의 필요성이 보고서에서 계속 언급되고 있어 리모델링 농경지에서 주요 숙제로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농소, 선산4, 양호2지구 등은 투수계수가 10mm/일 이하로 밭작물 재배시 습해가 우려되고, 신기지구는 투수계수 250mm/일 이상으로 투수성이 너무 빨라 논농사를 지을 경우 충분한 용수확보가 필요한 지구로 지목되었다. 

땅에서 문제 생길 줄 알고도 보험가입 제외 시도

그러나 이렇게 문제점들이 발견되고도 농어촌공사와 농업 관계당국은 토질 개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보고서 내용도 완성한지 8개월쯤 지나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를 받고서야 공개되었다.  

뿐만 아니라  <뷰스앤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당초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은 4대강 준설토 농경지에서 문제점이 발생될 것을 이미 파악했으면서도 이들 농경지에 대한 재해보험가입을 받지 않기로 했다가 결국  농민들의 반발로 인해 보험가입을 재개한 바 있다.

또한 리모델링 이후 수확량이 줄어들어 피해를 본 농민들의 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녹색당 구미 모임은 "정부는 정책 실패를 겸허히 인정하라"며 "4대강공사의 강력한 청산과 심판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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