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회장 비리 빌미로 학생자치 침해 논란

구미대학교(총장: 정창주)의 내년도 총학생회장을 총장이 임명한다는 소식이 <연합뉴스>를 통해 알려지면서 세간의 눈총을 부르고 있다. 학교본부측은 전직 총학생회장들이 비리에 휘말렸던 것을 임명제 도입 사유로 꼽았지만 자치기구인 대학 총학생회의 회장을 총장이 임명한다는 것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앞선 지난 4월 18일 구미, 김천 지역 대학에서 총학생회를 통해 교비를 횡령한 조직폭력배 2명이 검거된 바 있다. 그중 한 명은 구미대학교에서 총학생회장을 역임하고 김천대에서는 대의원의장으로서 후배를 총학생회장에 내세워 실질적으로 학생회를 장악했다.

구미대학교 홈페이지

이어 지난 6월 12일에는 구미대 전직 총학생회장 3명이 운영비와 장학금을 빼돌린 혐의로 추가로 구속되었다. 이들이 총학생회장을 맡은 시기는 2007~2011년 즈음이다. 구미대가 최근 5년간의 학생회 관련 서류만 보관하고 있었기에 그 이전 총학생회까지 수사해야 한다는 여론도 일었다.

이 같은 사건을 겪으며 구미대는 대의원회의 공모와 추천을 거쳐 총장이 총학생회장을 임명키로 했다. 이에 따라 3명의 학생이 총학생회장에 도전했고 대의원회는 심사를 거쳐 1명을 추천했다.

구미대 대의원회는 전학과의 학과 대표들로 구성되는 학생자치기구이다. 또 대의원회에서 추천하는 총학생회장 후보는 1명 뿐이다. 고로 어떤 측면에서는 이번 총학생회장이 완전한 총장임명제에 따라 이뤄지는 건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대의원회 추천' 절차도 정당성 확보 어려워
"초등학생도 선거로 반장 뽑아"


그러나 ▲일반적으로 전체 학생들이 직선으로 뽑는 총학생회장을 대의원회가 추천한다는 점 ▲대의원회의 권한에는 ‘총학생회장 불신임’이 포함되어 있을 뿐 총학생회장 후보를 추천할 권한은 없다는 점 ▲대의원회의 추천을 받은 단수 후보자 역시 총장이 형식적으로만 임명하는 수준이 아니라 학생지도위의 심사를 거쳐 임명되므로 학생자율권이 훼손된다는 점 등은 직선제의 대안이 될 수 없는 요인이다.

또한 만약 대의원회마저 민주성과 투명성을 상실했을 경우 또다른 비리행위 총학생회장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구미대 전직 총학생회장의 비리 소식을 알고 있다는 시민 A씨는 직선제 중단 소식에 “오죽하면 그렇게 총학생회장을 뽑겠나. 학생직선제로 돌아가야 하는 건 맞지만, 총장임명제가 당분간 불가피할지도 모른다”며 대학측 결정을 다소 이해하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시민 B씨(옥계동, 32)는 “초등학생도 선거로 반장 뽑지 않나. 소신 있고 양식 있는 학생들이 나서서 직선제로 되돌리고 선거에도 출마해야 한다”며, “학교측은 총학생회장을 임명할 게 아니라 학생회 예산에 대해 평소 감사나 똑바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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