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지방선거 결과 분석 (3)

무소속은 '소속 정당이 없다'는 뜻이다. 무소속 후보자들의 성향은 천차만별로 갈린다. 구미 지역은 보수 성향의 무소속이 많은 편이다. 새누리당이나 보수 성향 단체 출신의 무소속이 그들이다.

6.4 지방선거 결과 구미시의회 23개 의석 중 보수 무소속은 5석을 차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2석보다 많은 수지만, 지난 선거 결과인 6석에는 못 미쳤다. 

경북도의원 구미 지역 6석 가운데 보수 무소속은 단 한 석도 차지하지 못했다. 4년 전 선거에서는 2석이 보수 무소속이었다. 

새누리당의 아성과 새정치연합의 도전 사이
보수 무소속 시장후보들 득표력, 합쳐도 1/3 수준


구미시장 선거에서는 이재웅, 김석호 두 명의 보수 무소속이 출전했다. 이재웅 전 경주부시장은 새누리당 공천을 희망했으나 공천룰이 정해지면서 이에 불복 미리 탈당했다. 김석호 전 경북도의원은 4년 전 친박연합 소속으로 출마한 데 이어 이번에는 무소속으로 나섰다.

남유진 구미시장이 승리를 거의 예약한 가운데 펼쳐진 2위 싸움에서 이재웅 후보는 17.45% 득표율을 올림으로써 15.91%를 얻은 3위 김석호 후보를 따돌렸다. 두 후보 다 새정치연합 소속 후보를 앞질렀다.

두 후보의 단일화 무산에 아쉬움을 표하는 여론이 있지만 두 무소속 후보의 표를 합쳐도 1/3 득표율 수준에 불과했다. 두 보수 성향 무소속 후보는 새누리당의 표밭을 잠식했지만 남유진 시장은 50%를 갓 넘기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구미시장선거 2위 이재웅 후보

공천 도중 탈당한 이재웅 후보나 과거 탈당 이력과 친박연합 출마 경력을 가진 김석호 후보가 앞으로 새누리당 후보로 구미시장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반-남유진 표심은 두 후보 뿐 아니라 새정치연합 후보에게도 흩어졌다. 야당에서 후보를 내는 이상 보수 무소속 후보의 기반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새로운 보수 무소속 후보가 나오더라도 야당에서 후보를 내면 낙선한다. 이를 두고 구미에서도 '양당 정치'가 자리잡을 것이라는 예측이 돈다.  

도의원 선거에서도 보수 무소속은 고전했다. 구미을지역 도의원 선거는 모두 무투표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었고, 갑지역에서는 새누리당 대 무소속의 1대1 승부는 없었다.

경북도의원 구미제1선거구(도량, 선주원남)에서는 새누리당 후보가 50%에 못 미치는 득표를 했으나, 보수 무소속 3명(박태환, 이정대, 신수식)이 경합하면서 표가 분산되어 새누리당 후보가 이겼다. 무소속 후보들의 득표율은 박태환 31.22%, 이정대 14.87%, 신수식 4.98%.

제2선거구(송정, 형곡, 원평, 지산)에서는 새누리당 후보 외에 석영일, 심규인 무소속 후보가 출마해 각각 20.72%, 15.68%를 기록했다.

경북도의원, 보수 무소속 1석도 없어
현역 구미시의원 5명 무소속으로 생환


보수 무소속 후보가 그나마 선전한 것은 구미시의원 선거였다. 박교상, 김정곤, 허복 윤종호, 강승수 후보가 당선되었다. 그러나 이들 5명 후보 모두는 2010년부터 제6대 시의원을 지낸 '현역'이었다.

나선거구(송정, 형곡, 원평, 지산)의 박교상 당선자는 이번 구미시의원 선거 최대 승자로 꼽힌다. 박 당선자는 2006년 한나라당 후보로 시의원 초선에 성공했다가 2010년 공천 탈락의 분루를 삼키자마자 무소속으로 출마 재선에 성공했다.

박 당선자는 그후 4년동안 새누리당에 입당하지 않았고 이번에도 무소속으로 도전했다. 중도 성향에 가까운 전향적 활동으로 두루두루 지지를 얻어가던 박 당선자에게 닥친 마지막 위기는 새정치연합의 후보 공천. 여기에 다른 무소속 후보자들의 도전이 이어졌다.   

박 당선자는 그러나 결국 19.67%의 득표율로 2위 당선에 성공했다. 

3선에 성공한 나선거구 박교상 시의원

다선거구(비산, 신평, 공단, 광평)의 김정곤 당선자도 2010년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초선에 성공했고, 현재까지 4년동안 무소속을 지키다 이번 선거에서 재선했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또다른 무소속 장세구 후보의 추격을 따돌렸다. 김 당선자와 장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21.07%와 20.50%.

라선거구(상모사곡, 임오)의 허복 당선자는 새누리당 공천을 아예 포기하고 무소속으로 5선에 도전해 성공했다. 19.2% 득표에는 그간 다진 지역 지반, 특히 임오동 지역의 지지에 힘입은 결과라는 중평이다.

바선거구(양포, 산동, 장천, 도개, 해평) 윤종호 당선자는 2010년 친박연합 소속으로 초선에 성공했다. 2012년 친박연합이 총선 부진으로 등록취소되면서 무소속으로 남았고 새누리당에 입당하지 않고 선거를 치렀다. 새정치연합 후보를 근소한 표차로 따돌리고 3위 당선.

아선거구(고아) 강승수 당선자는 2010년 새누리당 공천 신청을 자진철회하고 무소속으로 나서서 당선되었다. 새누리당에 입당해 공천을 노렸지만 또다시 탈락해 이번에도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1위로 당선되어 파란을 일으켰다.

이밖의 보수 무소속 후보자들은 패배했다. 가선거구의 박세채 후보(전 시의원)는 12.75%를 얻어 3위 당선자인 새정치연합 후보에게 0.7% 가량 뒤졌다. 박주연 전 의원 역시 7.81%로 낙선. 

나선거구의 전현직 시의원 후보인 이수태, 이갑선 후보, 다선거구의 전직 시의원 임경만 후보, 라선거구의 김택호 전 의원, 김춘남 전 의원 등이 고배를 마셨다.

신인급 보수 무소속들 나란히 패배
새누리당 입당 여부와 지역 조직 다지기가 숙제


신인급 보수 무소속의 성적표도 신통치 않다.  마선거구(인동, 진미)에서는 새누리당과 박사모 출신인 김봉권 후보가 무소속으로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정치 성향이 거의 보이지 않는 무소속 경정현 후보(6.94%)에게도 밀린 4.92%에 그쳤다. 아파트 주민자치회장 출신인 바선거구 이성규 후보는 9.22%를 기록했다.

앞으로 무소속 후보가 다수 출마하거나 야당 후보와 경합한다면 보수 무소속의 선전은 장담하기 어렵다. 과거 친박연대나 친박연합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또다른 정당의 후보로 출마하기도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보수 무소속은 향후 새누리당 입당 및 공천 신청을 고민하는 경우가 늘어날 전망이며 지역 조직 다지기에 전력을 투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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