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루
윤 해 수
시골집 마루에 걸터앉아 비를 맞이한다
고양이 한 마리가 조용히 다가와 내 발을 비비며
좋다고 배에서 울리는 소리를 낸다
어머니께서 쟁반에 담아 찐 감자와 옥수수 부침을 가져다 오신다
자고 있던 동생들도 하나둘씩
눈 비비며 나와 마루에 걸터앉는다
고개를 들어 앞산에 무엇이 살고 있을까 생각에 잠긴다
빗소리가 슬픈 음악 소리같이 아름답다
그땐 우리 모두가 무슨 담소를 나눴을까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 맛에 취해 그 풍경에 취해 돌아간다
<시인 윤해수 님이 보내온 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