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가 추는 왈츠 같이, 물결 치는 오아시스처럼

8일 오후 7시를 앞두고 토요일 저녁 교통 정체를 뚫은 관객들이 하나둘씩 도량동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옴스'로 모여들기 시작했다.싱어 송라이터 시와(Siwa)의 첫 공연이 열리는 날이었다. 한 남성은 일행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기(옴스)는 계속 오게 될 것 같아."

무대에 오른 시와는 이름의 유래를 소개했다. 시와는 이집트에 있는 사막의 이름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 '사막 속의 사막'이라고 불리어진다. 풍부한 지하수를 간직한 시와 오아시스도 유명하다. 

"보고 있을 때도 어디론가 사라질까 봐/마주 앉아 있는 이 시간이 꿈이 될까 봐/그렇게 함께 있는 이 순간이 이대로 멈추길/바라고 있는 이런 내가 놀라울 뿐야."

첫곡 <처음 만든 사랑 노래>가 흐르며 관객들은 사막 여행 도중 잠시 오아시스에서 쉬어가며 고운 모래가 추는 왈츠를 바라보는 듯 잔잔한 분위기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이어 <랄랄라>, <길상사에서>가 이어졌다.


<옴스에서>라는 곡을 만든다면?

"<랄랄라>는 제목 때문에 경쾌한 노래라는 오해를 받기도 해요."

"제목이 <길상사>여서 길상사에서 섭외가 들어오기도 했어요. <옴스에서>라는 곡을 만든다면 블로그에 배경 음악으로 깔릴 수 있을까요?(관객 웃음과 박수)" 

3박자 계열의 곡으로 자아낸 오아시스의 물결 같은 분위기는 <나는 당신이>에서 다소 반전되었다. 시종 아르페지오로 이어졌던 기타가 이 곡에서 스트로크로 바뀌며 관객들은 박수에 가담했고 종반부에는 후렴을 따라 불렀다.

시와는 트위터에서 '좋았다가 싫었다가 좋았다가 서운했다가 좋았다가 미웠다가'라는 구절을 발견했고 트위터리안에게 허락을 얻고 노랫말로 쓰게 되었다고 소개했다. 

"그의 일주일은 여덟 날이었지/여섯 날은 배 위에서/두 날은 섬위에서"라는 의미심장한 가사의 <마시의 노래>에 이어, 시와는 기타를 내려놓고 이혜지 씨의 피아노 반주에만 기대어 공연의 남은 절반을 꾸려갔다. 지난 10월 23일 발표한 신보 '머무름 없이 이어지다'의 수록곡들이었다(<어젯밤에서야>, <나의 전부>, <가까이>,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었어>, <당부>, <즐거운 이별>, <나무의 말>). 

낮게 내려앉은 듯하면서도 청아한 특유의 음색은 건반 선율에도 잘 어우러졌고, 음반에 있는 현악 편곡이 공연에서는 빠졌지만 한 편의 단편 영상을 떠올리게 만드는 '영상미'는 손색 없이 펼쳐졌다. <어젯밤에서야>나 <가까이> 등은 드라마 OST로 쓰면 크게 히트할 거라는 상상이 문득 들었다.  

공연을 마무리할 즈음 시와는 "지금 몇 시죠? 몇 곡 남지 않았다. 오늘은 멘트를 많이 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의 멘트는 곡들 사이에서 튀어오르지 않아 공연 전체가 차분하고 우아하게 한 곡처럼 이어진 느낌이었다.

머무름 없이, 서울과 부산에서 3집 발매 기념 공연 이어가


아쉬워하는 관객들에게 선사한 앵콜송은 2007년 컴필레이션 음반 <History of Bbang>에 수록되며 시와의 이름을 알린 <화양연화>였다. 공연이 끝나고 이어진 사인회에서, 옴스에 계속 오게 될 것 같다고 말하던 관객은 시와의 모든 CD를 구입해 사인을 받아갔다.

시와는 오는 10월 21일 오후 8시와 22일 오후 6시에 서울 서교동 폼텍웍스홀에서, 28일에는 오후 8시 부산 '전람회의 그림'에서 3집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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