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는 정치1번지 (1) YS는 못말려

대중적으로 가장 빈번하게 시도되는 정치 전략은 정치와 대중의 괴리그리고 정치인과 시민의 거리를 벌리는 일이다. 시민들은 정치권의 추태와 부조리를 보며 정치인은 자신과 아예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특히 소거되는 것은 바로 정치의 유머, 유머의 정치다.

그러나 정치 유머, 유머러스한 정치가 우리의 입길을 타지 않는 원인이 단지 시민들의 정서에만 있는 건 아니다. 한국의 정치권은 웃음을 타고 퍼지고 흐를 만한 사연을 그다지 생산하지 못했다. 이승만, 박정희가 등장하는 유머를 접해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외국에서는 정적 사이에도 오가는 유머를, 이 땅의 권위주의와 엄숙주의가 짓이겨 놓았다.

그들의 뒤를 이은 독재자 전두환이나 전씨의 그 뒤를 이은 노태우에 관한 유머는 제법 있지만, 그것은 그들의 유머에서 발원된 것이 아니라 풍자하고 조롱하기 위해 민초들이 개발해낸 것이다. 


1992년 대통령선거를 거쳐 5.16 쿠데타 이후 최초로 문민의 정부가 출범했다. 그 직전 유행하던 참새 시리즈, 식인종 시리즈 그리고 최불암 시리즈를 거쳐 그즈음 나타난 것이 ‘YS(김영삼) 시리즈. <YS는 못 말려>라는 책이 나오기도 했다. 대통령 재직 초창기 무려 90%의 지지율을 자랑하던 YS의 친근한 이미지가 낳은 현상이다.

YSIAEA(국제원자력기구)아에이오우로 외우고, NPT(핵확산금지조약)노 팬티의 약자라고 외운다는 지어낸 농담은, 그가 그리 똑똑하지 않다는 정평에 기반하면서도 분명 국민들의 그를 향한 친숙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었다. 물론 YS 정부 말기, IMF사태가 터진 이후에까지 그럴 수는 없었지만.

리멤버가 몇월달이고?


YS 시리즈 외에도 그의 영어 실력에 관한 일화가 몇 토막 있다.

외국 사람이 YS에게 취미를 물었는데 등산을 좋아하는 그가 창 밖의 산을 가리키며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마운팅.”

또 한번은
외국 사람과 대화하는 와중에 ‘Remember'라는 단어가 나오자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리멤버가 몇월달이고?”


이들은 사실처럼 흘러 다녔는데, 놀랍게도 어떤 이는 어떤 것은 사실이 아니다. 어떤 것은 실화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저 중에 사실이 있다고? 물론, 믿거나 말거나다. 아니, 무죄추정주의 원칙을 따라 일단 웃기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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