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는 정치1번지 (2) 공산주의 풍자 유머

독일인과 프랑스인, 소련인이 죽어서 저승에 갔다. 저승 입구에서 이들은 자신의 사망 과정을 설명해야 했다. 저승사자가 물었다. “셋 다 차 때문에 죽었다면서?”

먼저 독일인이 답했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아우토반 알죠? 여기서 엄청 빨리달리다가 사고가 나서 죽었습니다.” 뒤이어 프랑스인이 입을 열었다. "세느 강변에 차를 세워두고 애인이랑 사랑을 나눴습죠. 그런데 갑자기 차가 미끄러지는 겁니다. 강물에 빠져 익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련인이 말했다. "전 자동차를 사려고 저축하다가 굶어 죽었습니다."


소련은 미국에 맞먹는 강대국이었지만 자본주의 국가에 훨씬 뒤쳐지는 생산력과 공산주의답지 않은 분배력 악화로 인민들은 빈곤에 빠져 들었다. 소련과 같은 현실 공산주의 체제를 풍자하는 공산주의 유머에서, 빈곤은 독재나 인권탄압과 함께 주요 주제로 등장했다. 대다수가 지어낸 이야기지만 소련의 현실을 뼈 아프게 찔렀다.

일각에서는 소련의 적국인 미국에서 유포했다고 주장하지만, 이에 대해 미국이 그런 걸 지어낼 수 있을까?”라는 냉소, 그러니까 소련에 실제로 살면서 체제에 염증을 느껴야 나올 수 있는 유머라는 반박도 있다.

어떤 이탈리아 공산당원 하나가 소련에 가게 되었다. 그는 이탈리아의 지인들에게 소련 생활을 편지로 전해주고 싶었으나 소련이 편지를 검열할 것이 우려되었다. 고민 끝에 그는 소련으로 떠나기 전 지인들을 불러모았다. “정확한 내용은 파란 잉크로, 그저그렇게 읽어도 좋을 내용은 흑색 잉크로, 정반대의 내용은 빨간 잉크로 써주지.”

유머 없는 '쥐', '닭' 운운은 오히려 정권을 돕는 행위

몇 달이 지나 지인들은 그가 소련에서 보낸 편지를 받는다. 온통 흑색 잉크였다. 지인들은 소련은 그리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가봐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편지 끝에는 파란 글씨로 이런 추신이 달려 있었다. "미안하지만 이곳에서 빨간 잉크를 살 수가 없었다네." 

극단적인 빈곤과 독재 속에서도 인민들은 이런 유머로 전체주의 사회를 풍자하고 조롱했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의 정권 풍자는 고작 '쥐', '닭' 수준이다(쥐와 닭에 대한 모독!). 여유도 재치도 없이 원색적 단어만 동원한 비판은 일부 교회의 폭력적 전도와도 같다. 동참하지 않는 나머지 사람들을 등 돌리게 한다는 뜻이다. 이것이야말로 더없는 정권 지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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