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을 두드리는 강렬한 비트

심장을 자극하는 드럼 소리, 피와 땀으로 범벅이된 연주자들 그런 그들을 극한까지 몰고가는 괴물같은 스승 <위플래쉬>는 말 그대로 채찍질을 하듯 관객들이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만드는 영화였다.  영화는 한때 미국 최고의 재즈드러머 버디 리치가 되기 위해 본인의 모든것을 태우는 20살 청년 앤드류와, 최고의 연주를 만들려는 미치광이 스승 플렛쳐의 대결을 통해 어찌보면 종이 한장 차이인 천국과 지옥의 음악 세계를 보여준다.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중 하나는  j.k 시몬스가 연기하는 플렛쳐의 스파르타식 교육이다. 엄청난 욕설과 폭력, 인격모독과 경쟁으로 몰아세운다. 그것은 학생을 위한 교육이 아닌 최고의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본인의 집착일 뿐이다.

최상의 연주자가 되기위해 플레쳐가 주는 스트레스를 견디다 자신의 주변 마져 파괴해 나가는 앤드류는 모든 것을 잃은 상태에서 음악적 희열을 경험하게 된다. 어쩌면 극한의 스트레스로 인간의 한계를 끌어낸다는 교육방식이 어떤 관객들에게는 윤리적으로 불편하게 다가 올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의 시각은 윤리적 관점을 넘어서면 미학의 세계가 있음을 서서히 빨라지는 드럼 비트에 빗대어 보여준다.


" 난 한계를 넘는 걸 보고 싶었어. 내 제자 중에 제 2의 파커가 없었어." -플렛쳐( j.k 시몬스)

감독은 이 영화 그 자체이자,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재즈를 미화하려 들지 않는다. 예술의 탄생과 성장과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아름다움은 타고남도, 만들어짐도 아닌 열심히 파다 보면 발견되는 보석같은 것이라는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이제는 저물어가는 해와 같은 미국 재즈에게 가하는 마지막 채찍질.

이 영화는 어찌보면 미국재즈의 현시점과 많이 닮아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화려했던, 미국 전역을 울리던 음악들은 이제는 한물간 추억으로 남게 되고, 찰리 파커도 버디 리치도 없는 시대지만 아직 피지 못한 미친 천재들이 여기 있음을 엔딩으로 보여준다. 어쩌면 그 채찍질은 삶에 대한 열망이 식어버린 우리에게 가해지는 채찍질이 아닐는지 생각해본다.


*위플래쉬란? 영화속에서 밴드가 연주하는 재즈 곡의 제목, 드럼 솔로파트의 "더블 타임 스윙"이 질주하는 부분이 일품으로 꼽힘 단어의 사전적 의미로는 " 채찍질"을 뜻함

 

 

키워드

#N
저작권자 © 뉴스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