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것은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다. 오랜만에 서울 강남에 다녀왔다. 선입견인지 몰라도 낯설었다. 찻길 대로마다 자라 등 옷 파는 가게가 즐비하고 뒤편 골목길에는 노래방에 바에 유흥주점들이 건물마다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병원은 왜 이리 많은지. 후줄근한 건물들이 많고 산천초목에 싸여 있고 작은 하천이 흐르는 하양 촌에 오랫동안 살아서일까. 멀리서 바라보면 거대한 성곽 같은 아파트들이 줄지어 서 있다. 골목길을 걸으며 날씨가 무더웠던지 강남은 내 옷에 맞지 않는 뭔가 낯선 곳으로 다가왔다. 숲에서 살아야 할 사마귀가 아파트 담벼락
인구소멸지역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람이 적다는 것이다.사람이 적으니 가게도 적고, 가게가 적으니 간판도 쇼윈도도 적다.‘이걸 안 사?’하는 메시지가 담긴 유형무형의 자극이 없다.우리 동네에는 구판장 같은 작은 구멍가게도 없다.대신 논밭을 본다.농사짓지 않은 땅에 자란 들풀을 본다.그 사이를 오가는 개구리와 나비, 잠자리를 보고 긴장감 없이 나른하게 걸어가는 마을 고양이들을 본다.오늘은 사마귀와 눈을 맞췄다.개울 난간에 매달려있길래 몸을 낮춰 가만히 봤더니, 사마귀도 내가 신기한지 고개를 갸웃하며 나를 바라보는 것이다.“나 사마귀랑
소율아!하늘에 솔잎을 던져 놓은 것처럼 잠자리가 수북이 날아다닌다. 완연한 가을이다.가을비가 내리고 들판의 콩잎들이 노랗다 못해 투명하게 물이 들면 아이들은 메뚜기를 잡았어. 투명한 유리병을 허리춤에 하나씩 차고 저금통에 정성 들여 저금하듯 꼬깃꼬깃 잡아넣었지.한 병이 꽉 차면 의기양양 집으로 들고 가 어머니께 자랑했어. 참기름에 볶아 소금을 치면 고소하고 맛있는 밥반찬이 되었지. 반찬 하려고 잡기도 했지만 심심해서였어. 손이 근질근질해서 참을 수가 없었어. 손에 잡히는 대로 장난을 쳐야 했지.메뚜기, 방아깨비, 여치, 귀뚜라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