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훈 씨는 12월 2일 진량초등학교를 찾았다. 경북장애인부모회 회장인 김신애 씨와 함께 진량초등학교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직장 내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에서 강의를 했다.
창훈 씨는 발달장애인이다. 그는 “어린 시절 학교 동급생들에게 이유 없이 폭행 당한 적이 많았다”고 했다. 학교 다니는 걸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지만, 그때마다 조금만 참아보라는 어머니 말씀을 듣고 학교를 마칠 수 있었단다.
직장도 몇 곳 다녔다. 주유소에서 일할 때는 밸브 조절을 잘 못해 ‘혼난’ 적도 있었고, 농기계 수리센터에서는 여러 볼트의 용어 설명이 어려워서 곤란을 겪기도 했다.
“창훈 씨는 자기를 인정해 주는 분위기에서는 잘 적응하고 일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당황하고 실수도 많이 한다”라고 신애 씨가 말했다.
신애 씨는 장애인에게 일할 권리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활동가들의 오랜 투쟁으로 우리 사회도 많이 변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도 했다. 유럽에선 버스 카드 인식을 도와주는 일, 가로등 끄는 일 등 장애인 일자리들이 많지만 우리 사회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어, “창훈 씨가 선거운동은 잘하지만, 투표는 못한다. 장애인이 선거할 권리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고 했다. 글을 읽지 못하는 장애인을 위해 사진이나 그림이 있는 투표용지를 만드는 것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교육에 참석한 교사 ‘ㅇ’씨는 “솔직히 장애인 동료가 있다면 이해하고 함께 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라며 “교육을 받으며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교육 막바지에 창훈 씨가 오카리나 연주를 했다. 창훈 씨는 사물놀이도 하고, 오카리나를 연주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배워본 적이 없단다.
창훈 씨가 오카리나를 불기 시작했다. 연주 중에 실수가 있었지만 격려의 박수가 뒤이었다. 박수 소리에 힘입어 창훈 씨는 무사히 연주를 마쳤다.
창훈 씨의 오카리나 연주를 보며 생각했다. ‘오로지 경쟁만이 미덕인 우리 사회의 직장에서 실수도 박수받을 수 있을까? 0.1%의 차이를 99.9%의 차이로 인식하며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사회에서 실수가 용납될 수 있을까?’
창훈 씨의 오카리나 연주는 동영상으로 직접 감상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