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차례 토론회로 맥스터 건설 여부 결정

 

7월 18일 ‘사용후핵연료 대용량 건식 조밀저장시설’(이하 맥스터) 건설 여부를 결정하는 경주지역 공론화 시민참여단 종합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지역공론화는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단 한 차례의 토론회를 열고 맥스터 건설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맥스터 건설에 반대하는 월성핵발전소 최인접지역 마을인 양남면 주민들과 경주시민, 울산시민 등이 지역공론화 반대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여 종합토론회 성사나 무산 여부가 관건이다.

 

△ 6월 27일 산업부와 월성지역실행기구가 경주지역 150명의 시민참여단 오리엔테이션을 한국원자력환경공단에서 열었다. 이들은 애초 화백컨벤션센터에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지역주민 등이 항의하자 행사장소를 변경하고 한 시간 만에 오리엔테이션을 마쳤다. 사진은 경찰이 오리엔테이션 행사장 앞을 가로막고 맥스터 반대 주민과 시민들 접근을 통제하는 장면이다. Ⓒ용석록
△ 6월 27일 산업부와 월성지역실행기구가 경주지역 150명의 시민참여단 오리엔테이션을 한국원자력환경공단에서 열었다. 이들은 애초 화백컨벤션센터에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지역주민 등이 항의하자 행사장소를 변경하고 한 시간 만에 오리엔테이션을 마쳤다. 사진은 경찰이 오리엔테이션 행사장 앞을 가로막고 맥스터 반대 주민과 시민들 접근을 통제하는 장면이다. Ⓒ용석록

지난 6월 27일에는 경주지역 공론화 시민참여단 오리엔테이션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7대의 버스에 150명의 시민참여단이 화백컨벤션센터 앞에 도착했으나, 맥스터 건설에 반대하는 양남면 주민 등이 항의했다. 이 과정에 경찰에 의해 양남면 주민 한 명이 안경이 부러지고 눈에 이물질이 들어가는 등 타박상을 크게 입었다. 이에 대해 ‘월성원전 핵쓰레기장 추가건설반대 경주시민대책위’는 7월 1일 경주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과잉대응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경주시민대책위는 경찰의 역할은 시설보호이지 행사의 원만한 보장이 아니라며, 시민안전이 먼저임에도 경찰이 인권을 유린했다며 강도 높게 경찰을 규탄했다.

산업부와 월성지역실행기구는 주민들 항의에 부딪치자 갑자기 행사장소를 한국원자력환경공단으로 변경해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장 앞에서는 경주시민과 울산시민 등이 시민참여단을 향해 공론화의 문제점을 이야기했다.

 

시민참여단 구성에 한수원 개입 정황

양남면 주민대책위 등 공론화에 반발

맥스터 건설 여부를 결정할 경주지역 시민참여단 150명은 경주시내권 50명, 월성핵발전소 최인접지역(양남, 양북, 감포) 주민 100명으로 구성했다. 월성지역실행기구는 150명의 시민참여단을 구성하기 위해 3천 명 대상 ‘대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 한국수력원자력이 개입했다거나 설문조사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월 25일 국회 류호정 의원(정의당, 산자위)은 울산주민투표운동본부와 양남면주민대책위, 한수원, 경주시민대책위 등을 방문했다. 당시 양남면발전협의회 사무실에는 양남면 주민이 참석해 시민참여단 모집과정에 본인이 직접 설문 문항에 답하지 않았고 이름과 전화번호만 적었다고 증언했다. 시장에서 진행된 설문조사에는 한수원 직원이 여론조사 기관과 동행했고, 양말과 우산을 나눠주자 주민들이 내용도 모르고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고준위핵폐기장 건설반대 양남면대책위는 6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능률협회는 시장통에서 한수원 직원들과 함께 양말, 우산을 나눠주면서 (중략) 맥스터 찬반을 물어 반대하는 의사를 표명하면 조사에서 제외시키기도 했다”고 밝혔다. 양남면대책위는 불공정한 시민참여단 모집은 맥스터 찬반 분포에 있어서 이미 찬성쪽으로 기울어져 있으므로, 공정하지 않은 지역공론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시민참여단 구성 과정을 조사하라고 경주시와 정부 등에 요구하고 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지역주민 갈등 유발하는 한수원
식당 이용, 농협 계약 등 “갑질” 논란

한수원이 월성핵발전소 내 맥스터 건설 여부를 두고 지역사회에서 “갑질 행세”를 한다는 지적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양남면대책위 제보에 따르면, 한수원은 양남면 상가가 맥스터 건설에 찬성하는 현수막을 내걸면 이 식당 이름을 사내통신망에 올리고, 직원들에게 맥스터 찬성 식당을 이용하라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또 한수원은 맥스터 반대 단체 공동대표가 조합장으로 있는 양남면 농협과도 계약 기간 만료를 이유로 한수원 내 농협지점 운영 계약 해지를 양남농협에 통보했다. 한수원은 계약 기간 만료를 통보했으나 ‘추후 협의’, ‘상황에 따라’ 등의 단서조항을 달아서 맥스터에 찬성해야 지역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

 

글 _ 용석록 탈핵신문 편집위원


출처 : 탈핵신문 2020년 7월 https://nonukesnews.kr
※ 탈핵신문과 기사 제휴로 게재한 기사입니다. ⓒ탈핵신문, 무단 전재ㆍ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뉴스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