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낮은 둥지는 처음 보았었다. 무언가 든 둥지인지 아니면 빈 둥지인지, 그렇다면 지어지는 중인 둥지인지 혹은 지어지다 만 둥지인지는 알지 못하였다. 그중 무엇일지라도, 낮은 둥지는 다른 모든 둥지들이 그렇듯 쉬이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온 둥지였다. 그러고 보면 낮은 둥지 앞에서 그것이 이미 성취한 어떤 근원적인 승리를 기억해 보는 일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새를 매혹하고, 중력을 거슬러, 무너지는 순간에 이르기까지, 쉬이 무너지지 않기.’기어이 무너진 후에도, 다시 당신에게 매혹될 새들과 중력을 거스르기.낮더라도,
포항시청 ㅁㅁㅁ 팀장님.매일 밤 10시간, 11시간씩 자신의 대변이 가득 쌓인 기저귀를 차고 옴짝달싹하지 못한 채, 제대로 잠도 이루지 못한 채 보내는 지옥 같은 나날을, 쉼도 없이, 평생을 견디고 있어요. 포항시청 ㅁㅁㅁ 팀장님.정현씨는 포항에 이사 온 지 2년이 넘었는데, 포항시는 정현씨의 포항시 거주기간이 짧다는 이유, 정현씨보다 “더 심한 사람이 많다”는 이유, 예산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 절차상 이런저런 중복지원이 어렵다는 이유, 그러니까 정현씨가 최소한 팀장님과 저같은 비장애인과 동등한 수준의 ‘24시간 존엄과 안전이
포항시 환호공원의 ‘스페이스워크’(SPACEWALK)가 ‘제1호 포항시 차별문화유산’으로 선정됐다.지난 18일, 제42회 장애인차별철폐의날을 맞아 포항시 최초로 이 포항시 환호공원 스페이스워크 앞에서 개최됐다. 특히 이번 시상식은 올해 초 이강덕 포항시장(현 예비후보)이 포항시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배리어프리(Barrier-Free) 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그동안 포항지역의 장애인 이동권·접근권 보장과 배리어프리 도시 구축을 위해 활동해온 시민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포항 환호공원에 설치된 체험형 공공미술 조형물 ‘스페이스워크’(SPACE WALK)가 공개된 작년 11월. 이달은 포항이 다시 한번 관광도시로서의 위용을 전국적으로 떨치는 하나의 분기점이 되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후로 각종 언론사는 스페이스워크가 포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올랐다는 소식을 전해오고 있으며, 이 랜드마크의 관광객 유치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페이스워크가 전국을 누비는 KTX 차내 좌석에 비치되는 잡지, ‘KTX 매거진’의 대문사진(2022년 1월 호)을 차지한 순간, 그러한
환여의 기억 공사는 몇 해째 이어지고 있었다. 땅을 깎고 파헤치는 일에 무지하지만, 바다를 끼고 진행되는 공사는 한눈에도 험난해 보였다. 돌을 깎고, 돌을 옮기고, 돌을 쌓고, 다시 돌을 다듬는 과정들이 반복되었다. 덕분인지, 절벽 아래엔 전에 없던 산책로가 생겨 지나가는 사람들이 생겼고, 그 길은 이참에 바다 위로까지 뻗어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머잖아 여름철 관광객들이 환여 바다를 찾아 새로 생긴 스카이워크를 다녀간 뒤 남길 후기의 내용이 괜스레 궁금해지기도 했다. 그때까지는 계속해서 남은 돌을 파내고, 깎고, 다듬을 것이
보청기 센터 아빠의 귀에는 매미 두 마리가 살고 있다고 했다. 매미 울음소리가 쉼 없이 들려 온 게 벌써 몇 년 됐다고, 청음사에게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는 그의 목소리엔 다소간 흥분이 배어 있었다. 테스트가 시작됐다. 외부 소리가 차단된 청음실. 헤드셋을 차고, 청음사의 지시에 따라 들리는 소리에 반응하려 애쓰는 모습을, 숨죽이며 뒤에서 지켜보았다. 소리가 들리면 버튼을 누른다.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버튼을 누르지 않는다. 이곳에 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정작 와서는 열심히 버튼을 누르는 아빠의 작은 손을 바라보았다. 그 단
돌아오기 어떤 돌아오기의 끝에는 달라진 게 없지때 묻은 손톱도 늘어진 주름도 변함없이 내 것이라는어떤 돌아오기는 자꾸만 눈곱 낀 거울을 들이밀지어떤 돌아오기의 끝에는 그래도 달라진 게 없지때 묻은 손톱도 늘어진 주름도 변함없이 내 것인데거울을 들여다보면, 거울을 들고 있는 내가 보이지어떤 돌아오기의 끝에는거울을 돌아선 사람이 보이지때 묻은 손톱을 영영 늘어진 주름을 돌아설 수 없는곳으로돌아온 사람의눈곱을 닦아주지 - 2021년 12월 3일, 경산시의 대형 장애인 거주시설인 성락원의 거주인 학대 사건을 규탄하고 시설 폐쇄 및 장애인의
예수의 겨울서울의 겨울. 서소문 역사공원 구석에 캐나다의 조각가 티모시 슈말츠(Timothy P. Schmalz)의 작품 노숙자예수(homeless Jesus)가 설치돼 있다. 작품 앞쪽 가까이에 놓인 제대* 옆에는 검은 침낭을 머리끝까지 덮은 채 누워 있는 한 노숙인이 있다. ‘그들’ 주위로 잎사귀가 줄어드는 나무들이, 더 멀리에는 서울의 높은 건물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 제대: 제단 위에 위치하여 성찬의 전례를 위해 사용하는 탁자. 사진, 글 _ 김운영 ▼ 연대를 위한 후원계좌¶ 홈리스행동(homelssAction) 국민은행
지난 15일, 포항시 최초로 ‘장애인 탈시설·자립생활 정책 추진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가 열렸다. (관련기사: 15일 포항시 최초 ‘장애인 탈시설 자립생활 정책 추진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 열려) 지난해 11월, 경주에서 ‘탈시설 권리 실현을 위한 경북지역 토론회’가 개최된 데 이어, 경북지역에서는 두 번째로 열린 ‘탈시설’ 토론회이다. (관련기사: 경주서 열린 탈시설 토론회 “경북도, 사람보다 법인시설 살리는 데 주력” 비판)이번 토론회는, 1부 기조 발제와 2부 패널 토론 및 전체 토론의 순서를 따라, 약 3시간에 걸쳐 진행되었
포항시가 장애인의 자립 생활 정책 협의를 위한 민관협의체인 포항시중증장애인자립생활위원회(이하 ‘자생위’)를 발족, 장애인 자립생활 이념 및 정책 구현을 본격화할 전망이다.포항시는 지난해 11월 9일 열린 제1차 자생위에서 두 달에 한 번 정례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포항시 장애인 자립생활 지원 조례 제정을 2021년 자생위의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올해 2월 23일 열린 제2차 자생위에서는 발달장애인 시설 재입소 및 시설관계인 후견인 선정 사례와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 선발 기준 문제, 장애인 건강권과 이동권 등 장애인 자립생활 정
1. 물회 먹으러 가는 길포항 장성동에서 출발해야 하는 여섯 명의 일행은, 차를 타고 약 30분을 달려야 도착하는 월포로 향했다. 다들 오랜만에 물회가 먹고 싶었기에, 그나마 접근성이 낫고 맛도 좋다고 소개받은 식당에 대한 기대를 가득 품고, 우리는 평소보다 다소 먼 거리를 이동했다. 포항시 장애인의 자립 생활 지원과 권익 옹호를 위해 활동하는 최중증 뇌병변 장애인 둘과 그들 각각의 활동지원사 둘. 그리고 동료 활동가 둘이 동반한 총 여섯 명의 일행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포항시도 ‘5인 이상 집합 금지’의 행정명령 적용을 받는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