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현관문 비밀번호를 삐삐삐삐삐 띠리리리~

누르며 살며시 문을 연다.

 

혹시 이용자가 깨어날까

조심스레 거실 방 안으로 들어와

선풍기와 텔레비전을 켠다. 볼륨을 1로 한 채…

 

나는 오셨다는 걸 알면서도 건방지게 감히

인사도 없이 그냥 자고 있거나, 혹은 자는 척을 한다.

방문을 열면 오히려 나에게 먼저 웃으시며 인사를 해준다.

그제야 나도 무표정으로 인사를 한다.

 

청소와 정리를 한 뒤

점심을 뭘 할까… 고민하면서 준비한다.

그리곤 말없이 조용히 나를 기다린다.

 

머리부터 묶어 달라며 거실에 가서 앉으면 머리를 묶어준다.

화장실에 볼일을 보고 나서 밥상 앞에 앉아 준비해 주신 밥과 반찬을 먹는다.

그런데 같이 먹다 보면 난 겨우 서너 숟가락을 떠먹는 중인데

활동지원사의 밥그릇은 어느새 비워져 마지막 한 숟가락이다.

 

나는 적어도 엇비슷하게나마 같이 마무리를 하고 싶은 마음에

활동지원사 두 분께 왜 그렇게 빨리 드시냐고 여쭈어보았다.

“천천히 먹고 싶은데 젊었을 때 돈 벌기 바쁘고,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습관이 되어서 잘 안된다"라고 똑같이 말한다.

얼마나 많이 힘드셨을까…

 

난 다른 이유가 또 있다는 걸 알 것 같기에…

내가 온몸에 땀을 흘리며 힘겹게 떠먹는

엄~청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시기에 너무 안쓰러워서

당신은 빨리 먹은 뒤 날 먹여주려고 하는

그런 마음인 것을…

 

활동지원사 노동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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