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구미역광장에서 ‘생명의 물, 우리의 빛’ 촛불 기도모임 진행

 

7월 21일 저녁 구미역광장에서 천주교대구대교구 5대리구 소속의 생태환경위원회 주관으로 ‘생명의 물 우리의 빛’이라는 제목으로 촛불 공개기도모임이 열렸다.

이날 공개기도모임에는 천주교 신자를 비롯해 사제와 수녀 50여 명이 참석했다. 지역의 시민단체 회원들도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를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행사에 참여하였다.

 

공개기도모임을 마치고 단체 사진
공개기도모임을 마치고 단체 사진

식전행사로 이승익 위원장(원평성당 생태환경위원회)이 ‘함께 노래 부르기’를 진행한 데 이어 기도모임 취지와 기도 지향을 소개하였다.

이 위원장은 “프란치스코 교종께서 지난 9월 1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앞두고 올해 5월 1일 발표하신 담화문에서 정의와 평화가 흐르는 위대한 강을 이루도록 당부하셨습니다. 교종께서는 위대한 강을 이루는 방법으로 마음의 변화, 생활양식의 변화, 공공정책의 변화 이 세 가지 변화를 말씀하셨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위대한 생명의 강을 이루기를 기원하며 오늘 밤 이렇게 촛불을 켜고 함께 모였습니다. 그리스도인 공동체로서 공동의 집을 고쳐서 이 아름다운 지구가 생명으로 가득하도록 기도를 드립시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오늘 우리는 나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회개의 기도를 바칠 것입니다. 불금 운동과 같이 작지만 실천 가능하며 지속가능한 나만의 생활양식을 찾고 그것을 행하도록 마음을 모읍시다”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후쿠시마 핵발전소 오염수 투기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낭독함으로써 생명의 바다, 생명과도 같은 물을 더럽히는 짓에 단호히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낼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에너지를 향한 인간의 욕망을 줄이는 것만이 모든 원자력 문제를 해결하는 길의 시작”이라는 말로 기도 지향에 대한 소개를 마무리했다.

 

‘생명의 물 우리의 빛’ 공개기도모임 포스터
‘생명의 물 우리의 빛’ 공개기도모임 포스터

본 행사에서는 ‘우리의 지구를 위한 기도’에 이어 김근열 위원장(신평성당)이 5대리구 생태환경위원회의 활동을 소개하였다.

이후 프란치스코 교종이 2015년 반포하신 ‘찬미받으소서’ 회칙 27~31항을 낭독하였고, 자유기도와 발언이 이어졌다.

얼마전 세례를 받았다고 소개한 여성 참가자는 최근 천주교 신자들이 줄어들고 있음을 지적하며 오늘 같은 행사에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함께 한목소리를 내면 좋겠다고 하였다.

개신교 목사라고 소개한 한 참가자는 ‘물은 생명’이라고 했다. 이어 “이 물과 같은 생명이 지배자나 가진 자의 손에 쥐어지면 반드시 썩음과 다툼과 분쟁과 죽음이 일어난다”라며 “그러나 이 땅을 사랑하고 기도하는 그리스도의 손에 쥐어지면 이 땅을 살릴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참가한 여러분들 힘내시고 함께 교단을 초월해서, 종교를 초월해서 함께 하며 싸우자”라고 말했다.

 

신평성당 성용규 도미니코 신부
신평성당 성용규 도미니코 신부

마지막 자유발언에서 신평성당 성용규 도미니코 신부는 후쿠시마 사태의 본질을 알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성 신부는 히말라야산맥에 조개와 소금이 나온 이야기를 들며 지구 대륙이 이동함을 설명하고, 지구상 대부분의 원자력발전소가 지진대 위의 바닷가에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어 성 신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사태를 보면서 먼저 우리 자신을 바라보자고 하였다. ‘나만 행복하길 원하는 게 아닌가?’ ‘다른 사람이야 어떻게 되던 다음 세대는 어떻게 되던 아무 상관 없고 내만 괜찮으면 된다’는 것이 후쿠시마 사태의 본질임을 설명하였다.

 

이남경 글라라 (도량성당 생태환경위원장)
이남경 글라라 (도량성당 생태환경위원장)

자유발언 이후 노래 공연과 묵주기도가 이어졌고, 한국천주교주교회가 발표한 성명서를 낭독했다. 성명서는 도량성당의 이남경 위원장(세례명 글라라)이 낭독하였다.

 

기후위기의 시대, 지속가능한 세상으로의 전환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는 이 시점에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투기는 공동의 집 지구 생태계에 대한 위협이며, 동시에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 만드신 창조세상의 질서를 위협하는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와 정의평화위원회 및 관련 단체들은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오염수를 공해상으로 투기하는 일은 수십 년, 수백 년 인류 공동의 집인 지구환경을 장기적으로 해치는 일이 될 것이므로, 공해상에 투기하지 말고 지상저장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합니다.

○ 일본은 모든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좀 더 개방적인 자세로 평화를 사랑하는 이웃 국가들과 전 세계인과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 해결을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합니다. 

○ 우리나라 정부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에 대한 수많은 이들의 걱정을 ‘오염수 괴담’이라며 평가절하하지 말고, 시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실제적인 해양 생태계의 안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 인류 재앙이 되고 있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는 지구의 환경오염을 꾸준히 확산시키고 있으며 언제 수습될지 모르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그러므로 사고의 위험과 고준위 핵폐기물의 위험성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친환경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 우리나라와 온 세계가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성명서 마지막 부분

출처 https://cbck.or.kr/Notice/20230303?gb=K1200

마지막 순서로 임성호 베네딕토 신부(대구대교구 생태환경 및 농어민 사목부장)는 생명의 물과 바다를 지키는 것은 천주교 신자들 하느님 자녀들의 소명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 소리를 좀 더 키워서 많은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오늘 기도모임이 되길 바란다”라며 “함께 교구가 힘을 모아서 하느님 공동의 집 지구를 지키는데 함께 걸어가자”고 하였다.

 

대구대교구 생태환경 및 농어민 사목부장 임성호 베네딕도 신부
대구대교구 생태환경 및 농어민 사목부장 임성호 베네딕도 신부
장세용 유스티노, 김현권 미카엘, 신용하 구미시의원과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장세용 유스티노, 김현권 미카엘, 신용하 구미시의원과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이날 촛불기도모임에는 구미참여연대, 구미민족문제연구소, 구미촛불행동 등 다양한 시민단체들이 참여했다. 장세용 유스티노(전 구미시장)와 김현권 미카엘(전 국회의원)도 피켓을 들고 함께 하였다.

주최 측에서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문제뿐만 아니라 불타지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 ‘찬미받으소서 운동’을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갈 것이라 설명하였다.



저작권자 © 뉴스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