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영국의 식민 지배를 경험한 미얀마는, 독립 이후에도 군사정권의 권위주의 독재와 그에 저항하는 민중 항쟁이 반복되어 온 복잡다단한 역사를 지닌 국가다. 특히 2021년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불법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약 1년 반이 넘는 지금까지 미얀마 시민들은 비폭력 시위, 무장투쟁, 시민불복종운동을 전개하며 ‘봄의 혁명’을 이어가고 있다.

미얀마 군부의 자국민을 향한 탄압과 범죄는 나날이 심화하고 있다. 7월 말에는 민주화 활동가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는 등 국제사회를 무시하는 노골적인 폭력을 자행하고 있다. 절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얀마의 내전이 길어지면서, 국내에서는 미얀마에 관한 이슈가 점차 잊혀 가고 있다. 이에 안동에서는 미얀마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을 모아 작은 모임을 꾸렸다.

‘안동지역 미얀마관심이모임’은 2022년 4월 처음 모임을 가졌다. 미얀마 혁명시집 나의 투쟁 보고서를 나눠 갖고 마음이 가는 시를 낭송하며 출발한 ‘안동지역 미얀마관심이모임’은, 다가오는 5.18 시기에 맞춰 첫 행사를 기획했다. 구체적으로, 안동시 문화도시 조성 사업의 ‘다채로움 공동체’ 공모 사업에 지원하여, 5월 13일부터 5월 20일까지 구.안동역을 리모델링한 전시공간 ‘모디갤러리’에서 ‘미얀마 민주화운동 사진전’을 개최하였다. 1980년 5.18 광주민중항쟁을 겪은 한국과 미얀마는 같은 경험을 공유하고 있기에, 둘을 연결할 수 있는 작은 고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준비된 사진전은, 다양한 안동시민들이 방문하여 지역 내에서 미얀마 내전에 관한 문제를 환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사진전과 함께 5월 15일에는 국내에서 미얀마민주화운동을 하는 미얀마 청년들을 초청하여 간담회를 진행했다. 5월 18일에는 안동 시내 문화의 거리에서 5.18 기념행사의 하나로 열린 거리 사진전에 미얀마 사진을 함께 게시하기도 하였다.

 

▲모디684(구.안동역)에서 진행된 〈사진으로 만나는 미얀마 민주화운동〉 전시
▲모디684(구.안동역)에서 진행된 〈사진으로 만나는 미얀마 민주화운동〉 전시
▲〈 사진으로 만나는 미얀마 민주화운동〉 리플릿
▲〈 사진으로 만나는 미얀마 민주화운동〉 리플릿

1988년 8월 8일, 미얀마에서 네윈 군부에 대한 투쟁으로 벌어졌던 ‘8888 민중항쟁’을 기념하며, 2022년 국내에서도 8월 8일을 전후하여 전국적인 연대행동이 이어졌다. 안동에서도 ‘안동지역 미얀마관심이모임’의 일원을 포함해 30여 명의 시민이 검은 옷을 입고 미얀마에서 헌화로 사용되는 장미를 들고 모여 희생된 미얀마 시민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군부의 시민 학살과 민주화 활동가에 대한 처형 집행 규탄, 그리고 쿠데타 세력의 자금줄이 되는 포스코와 한국가스공사의 미얀마 가스전 사업 철회를 요구하며 안동 시내 일대에서 침묵 행진 시위를 진행하였다.

 

▲8888민중항쟁지지 안동지역 공동행동
▲8888민중항쟁지지 안동지역 공동행동
▲8888민중항쟁지지 안동지역 공동행동
▲8888민중항쟁지지 안동지역 공동행동

‘안동지역 미얀마관심이모임’은 미얀마 군부를 포함하여 세계의 권위주의 세력에 저항하고 연대할 수 있는 크고 작은 실천을 모색하고 있다. 다가오는 9월 24일에는 ‘924 기후정의행진’에 참가하여 기후위기라는 우산 아래에 마주하고 있는 불평등, 특히 미얀마 내전으로 표상될 수 있는 화석연료와 생명파괴 체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함께 내고자 한다.

‘안동지역 미얀마관심이모임’은 미얀마 민중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엄호할 수 있는 행동을 고민하며 모임을 지속할 것이다. 지역의 다양한 사안들과 연대하면서,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앞으로 다가올 평화와 민주주의를 상상하고 실천하고자 한다.

 

▲ 8888민중항쟁지지 안동지역 공동행동 참가자 단체사진
▲ 8888민중항쟁지지 안동지역 공동행동 참가자 단체사진

 

글 _ 안솔잎 / 안동지역 미얀마관심이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지방 청년. 안동대학교 민속학연구소 공동체문화연구사업단 연구원으로 마을공동체와 다양한 실천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고 있다.

 


◈ ‘안동지역 미얀마관심이모임’의 활동가가 5.18기념재단에서 주최하는 ‘2022 전국시민단체활동가 아카데미’의 일환으로 미얀마 지역의 민주화운동단체를 만나는 국외연수에 참가합니다. 약간의 성금을 전달하고자 하니 마음을 모아주실 분들은 카카오뱅크 7979-46-13832 (김균탁, 미얀마관심이모임)로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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