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마젤란망원경(GMT) 마지막 반사거울 제작 시작
7개의 반사거울을 벌집 모양으로 배치, 2029년 완공 예정

 

거대마젤란망원경(GMT) 완성 모습 개념도. 출처=GMTO
거대마젤란망원경(GMT) 완성 모습 개념도. 출처=GMTO

은하계의 중심과 수백만 광년 너머를 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인류의 눈이 될 거대마젤란망원경(GMT, Giant Magellan Telescope)의 마지막 반사거울 제작이 시작됐다.

한국천문연구원을 비롯해 호주 천문재단, 미국 스미소니언연구소 등 13개 글로벌 파트너 기관이 참여하는 거대마젤란망원경기구(GMTO, Giant Magellan Telescope Organization)가 7번째 주경 제작에 돌입하면서 우주를 향한 가장 강력한 인류의 눈 완성이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26일 거대마젤란망원경기구는 “세계 최대 광학망원경인 거대마젤란망원경의 마지막 반사거울 제작을 시작했다”고 알렸다.

거대마젤란망원경은 지름 8.4m의 거대한 반사거울 7장을 벌집 모양으로 배치한 초거대망원경이다. 반사거울 한 장의 무게만 17톤에 이르며, 거대한 반사거울 7장이 벌집 모양으로 배치되어 25.4m의 단일 반사거울과 동일한 성능을 갖추게 된다.

거대마젤란망원경이 완성되면 ‘새로운 우주망원경(JWST)’보다 4배 더 선명한 해상도와 200배 높은 감도를 가지게 된다. 이 망원경의 집광 면적은 368㎡이다. 이는 160km 떨어진 곳에서 동전의 그림을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이다.

망원경의 성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망원경의 빛을 모으는 능력인 집광력이 결정한다. 집광 능력은 망원경의 구경과 관련이 깊은데, 렌즈나 반사거울의 면적에 비례한다.

 

거대마젤란망원경(GMT) 광학 성능 비교 그림. 출처=GMTO
거대마젤란망원경(GMT) 광학 성능 비교 그림. 출처=GMTO

거대마젤란망원경은 역사상 가장 큰 광학망원경이자 적외선 망원경이다. 망원경 중 가장 큰 반사거울 7개를 사용하여 깊은 우주를 더 멀리 볼 수 있게 된다. 관측이 가능한 파장 범위는 320~25,000나노미터까지로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빛에서 적외선까지 확인할 수 있다.

거대마젤란망원경은 선명한 이미지와 매우 높은 해상도를 통해 외계 행성에서 생명의 증거를 찾는 역할을 맡는다. 먼 행성에서 대기를 찾아 분석하는 것부터 우주가 처음 형성되었던 시기의 빛까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한다.

거대마젤란망원경에는 태양계 밖에서 지구와 유사한 행성을 찾는 외계행성 측정기(Large Earth Finder), 근적외선 분광기(GMTNIRS) 등 10개의 장비가 탑재된다. 각각의 장비들은 화학 원소의 우주 기원을 조사하고, 우주의 기본 특성과 우주 진화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인류에게 제공한다.

거대마젤란망원경의 반사거울은 미국 투산에 소재한 애리조나대학의 리처드 캐리스 반사거울 연구소(Richard F. Caris Mirror Laboratory)에서 제작하고 있다.

반사거울은 형상 제작부터 표면 정밀 연마까지 하나를 만드는데 약 4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반사경은 순차적으로 제작 공정이 진행되고 있다. 첫 번째 반사거울은 2012년에 완성됐다.

 

미국 투산 소재 애리조나대학의 리처드 캐리스 반사거울 연구소에서 반사거울의 재료인 유리조각을 채우고 있다. 출처=GMTO
미국 투산 소재 애리조나대학의 리처드 캐리스 반사거울 연구소에서 반사거울의 재료인 유리조각을 채우고 있다. 출처=GMTO

망원경의 반사거울 제작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 단계는 반사거울의 기본 형상을 만드는 주조(casting), 두 번째 단계는 반사거울의 형상을 다듬는 성형(generating), 마지막 단계는 반사거울 표면을 다듬는 연마(polishing) 작업이다.

반사거울을 만드는 소재인 유리는 온도 변화에 따른 비틀림, 휨, 표면 왜곡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팽창계수가 낮은 특수 유리를 사용한다. 이 특수 유리블록 약 20톤을 주형에 넣어 섭씨 1,165도로 가열하여 녹인다.

녹인 유리가 고체화되기 전에 주형을 회전시켜 원심력에 의해 상부 표면이 포물면이 되도록 한다. 포물면이 형성되면 약 3개월 동안 냉각시킨 유리를 연마하여 반사거울을 완성하는데, 완성된 반사거울 표면의 높낮이는 사람 머리카락 두께의 1,000분의 1보다도 작게 된다.

거대마젤란망원경은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으로 알려진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남쪽 라스 캄파나스 2,514m 봉우리에 2029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이 진행 중이다.

아타카마 사막은 1년 중 300일 이상 맑은 밤하늘이 보이는 곳이며 도시 불빛에서 160km 이상 벗어나 있어 지구에서 관측하기 가장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라스 캄파나스 천문대(Las Campanas Observatory)는 청명하고 어두운 하늘과 안정적인 대기조건을 갖추고 있어 남반구에서 천문 관측 최적지로 꼽히는 곳이다.

거대마젤란망원경은 총 제작비가 약 1조 3천억 원(10억 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사업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전체 비용의 10% 정도의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천문연구원이 1년 중 한 달 정도를 이용하게 된다. 거대마젤란망원경이 본격 가동될 경우 우리 천문연구 역사에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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