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광화문 농성장에서 야간 사수한 날.
밤 10시쯤 잠자리에 들려고 누웠는데 장소가 지하철이라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또각또각’ 구두 소리와 ‘웅성웅성’ 거리는 말소리가 들려왔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소리에 시설 안에 있는 많은 장애인 당사자들이 나와서 밤늦게 돌아다닐 수 있는 자유로운 삶을 가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소리를 들었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런데, 아직 장애인들은 지역의 장애인 거주 시설 안에 있다. 아직도 시설 안에 가두고 중증장애인을 보호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것이 분리이고 배제라고 많은 장애인 당사자들이 외치고 있다.
정부는 사회로부터 격리된 공간에서 몇십 년 동안 살아온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도록 예산은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장애등급제 폐지를 하겠다는 정부를 대상으로 우리는 '장애인의 지역사회 통합과 참여'를 위한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와 수용시설의 '진짜' 폐지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이번 봄, 장애인 당사자들이 3월 26일부터 27일, 1박 2일 동안 세종시 보건복지부 청사에서 노숙 농성을 한다. “진짜 폐지 장애등급제 1박 2일 전국집중결의대회, 돈만 아는 저질 기획재정부 규탄대회”가 열린다. 장애인 거주 시설 폐쇄법 제정과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로 투쟁하기 위해 모인다. 다시 길바닥의 싸움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