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구원, 은하 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인 궁수자리 A 블랙홀 구조 알아내
한국우주전파관측망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VLBI 관측망 통해 확인

 

동아시아 VLBI 관측망에 참여한 전파망원경. 한국 KVN(연세, 울산, 탐라), 일본 VERA(미즈사와, 이리키, 오가사와라, 이시가키지마)와 히타치, 중국 CVN(난샨, 티얀마) 그림. 출처=한국천문연구원
동아시아 VLBI 관측망에 참여한 전파망원경. 한국 KVN(연세, 울산, 탐라), 일본 VERA(미즈사와, 이리키, 오가사와라, 이시가키지마)와 히타치, 중국 CVN(난샨, 티얀마) 그림. 출처=한국천문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은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해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초대질량 블랙홀로 알려진 궁수자리 A 블랙홀(Sgr A)의 구조가 원형”이라고 밝혔다.

한국천문연구원은 블랙홀 원형 구조에 대해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하는 국제 공동 연구팀이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VLBI 관측망(EAVN)의 7mm와 13mm 파장대 관측을 통해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어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지구에 가까운 초대질량 블랙홀”이라며 “블랙홀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연구하는 데 최적의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지구상 여러 전파망원경을 연결하는 초장거리 전파간섭계(VLBI) 기술을 사용해 망원경 사이의 거리만큼 큰 구경을 가진 가상의 망원경을 만들어 진행했다.

궁수자리 A 초대질량 블랙홀은 지난해 3월 사건지평선망원경(EHT) 국제 공동 연구팀이 공개한 M87 은하 중심 블랙홀과 비교하면 1500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가볍고 작지만, 2000분의 1 정도로 가까워 유력한 관측 대상이었다.

하지만, 우리 은하 중심의 가스 구름 등에 의한 빛의 산란으로 관측이 어려웠다. 이것을 최신 산란 모델 연구 결과를 적용하여 궁수자리 A 블랙홀의 구조를 확인한 것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동아시아 VLBI 관측망은 KVN 3기를 포함해 총 21개의 전파망원경으로 구성되어 있다”라며 “이번 연구에는 1.3cm 파장대 관측에 10기, 7mm 파장의 관측에 8기의 전파망원경이 참여했다. KVN 3기는 두 파장 관측에 모두 참여했다”고 밝혔다.

 

남아공전파천문대(SARAO)의 미어캣(MeerKAT) 전파간섭계로 촬영한 우리은하 중심의 궁수자리 A 지역 영상. 출처=한국천문연구원
남아공전파천문대(SARAO)의 미어캣(MeerKAT) 전파간섭계로 촬영한 우리은하 중심의 궁수자리 A 지역 영상.
위 영상은 같은 천체를 동아시아 VLBI 관측망 13mm와 7mm로 관측한 영상이다. (a)와 (c)는 가스구름의 산란 효과로 동서 방향으로 긴 타원 구조를 보인다. 산란효과를 제거하자 (b)와 (d)와 같이 궁수자리 A 블랙홀의 실제 구조가 원형에 가까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출처=한국천문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은 궁수자리 A 블랙홀이 원 모양으로 보이는 것과 관련하여 “블랙홀이 주변 기체들을 중력으로 끌어들이며 형성되는 부착흐름의 회전축이 우리 태양계를 향하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에 관측한 블랙홀 크기에 대해 “블랙홀 주변의 부착흐름이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된 전자와 자기장을 가지고 있음을 뜻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궁수자리 A 블랙홀의 전파 방출 기원에 대한 부착 흐름과 제트 중 어느 쪽인지에 대한 오랜 논쟁이 진행 중”이라며 이번 연구가 부착흐름 모델 예측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제트 기원설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히며 “확실한 전파 방출 기원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사건지평선망원경과 같은 더 짧은 파장을 이용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논문의 제1 저자인 조일제 박사는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사상 최초로 관측한 M87 블랙홀보다 거리가 훨씬 가까이 있지만, 산란을 일으키는 가스구름에 둘러싸여 있어 관측이 더 힘든 천체”라며 “동아시아 VLBI 관측망 관측을 통해 산란 효과를 교정해 우리에게 가까운 블랙홀의 본 모습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2월 22일 자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The Intrinsic Structure of Sagittarius A* at 1.3cm and 7mm’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참고>

□ 초대질량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 : 질량이 태양 질량의 수십만 배에서 수십억 배에 이르는 가장 큰 유형의 블랙홀이다. 거의 대부분의 은하의 중심에 초대질량 블랙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초대질량 블랙홀들은 상대적으로는 크기가 작은 천체에 속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직접 관측이 불가능했다. 블랙홀 그림자의 크기는 그 질량에 비례하기 때문에 무거운 블랙홀일수록 그 그림자도 더 커진다.

□ EHT(Event Horizon Telescope) 프로젝트 : ‘EHT’은 번역하면 ‘사건지평선망원경’으로, ‘사건지평선’이란 블랙홀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넓은 경계지대를 뜻한다. 블랙홀 주변의 극단적인 환경에서 발생하는 현상 관측하기 위해서는 거대 관측 장비가 필요하다. 이에 지구촌 전파망원경 8개를 하나로 연동해 지구 크기의 거대 망원경처럼 활용하는 프로젝트이다.

□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 Very Long Baseline Interferometry) : 수백~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여러 대의 전파망원경으로 동시에 같은 천체를 관측하여 전파망원경 사이의 거리에 해당하는 구경을 가진 거대한 가상의 망원경을 구현하여 분해능 (떨어져 있는 두 물체를 구별하는 능력)을 높이는 기술이다.

□ 한국우주전파관측망 (KVN, Korean VLBI Network) : 한국천문연구원이 운영하는 KVN은 서울 연세대, 울산 울산대, 제주 서귀포(구 탐라대 부지)에 설치된 21m 전파망원경 3기로 구성된 VLBI 관측망이다. 망원경의 사이의 거리는 최대 478km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밀리미터 대역 4개 주파수 전파를 동시에 관측할 수 있다. 서울대 평창 캠퍼스에 4호기를 건설 중이며, KVN 연세와 KVN 평창 망원경은 EHT 관측 주파수인 230GHz까지 관측이 가능하다.

□ 동아시아 우주전파관측망 (EAVN, East Asian VLBI Network) : 한국의 VLBI 관측망인 KVN, 일본의 VERA, 중국의 CVN 등 3개국의 전파망원경으로 구성된 VLBI 관측망으로, 망원경 사이의 거리가 최대 5000km에 이르며, 한국천문연구원은 EAVN을 운영하는 주관 기관으로 관측데이터를 최종 합성하는 상관센터를 보유, 운영을 맡고 있다.

□ 부착 흐름(Accretion flow)과 제트 : 블랙홀 혼자서는 아무런 빛을 내지 않는다. 블랙홀은 근처의 기체들을 중력으로 끌어들이는 부착으로 빛을 내게 된다. 조금이라도 회전하고 있는 기체들은 부착되면서 회전이 빨라져서 부착원반을 형성하게 된다. 제트는 기체와 액체 등 물질의 빠른 흐름을 말하는데, 노즐 같은 구조를 통과하며 밀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물질이 방출되어 만들어진다. 블랙홀 주변의 강력한 자기장과 부착흐름/부착원반(또는 여기서 나오는 방출류)이 노즐 역할을 해서 강력한 제트 방출 현상이 발생한다.

(출처 / 한국천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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