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희
ⓒ이강희

 

열흘 전쯤 김연주 기자와 이야기 중에 넋두리처럼 시의회 의정 생활의 소회를 늘어놓았는데 그걸 글로 써달라고 요청을 받았다.

흠….

그냥 말하듯이 쓰면 되지 싶어 그러겠다고 덜렁 대답을 해버렸다.

뭐 처음도 아닌데,라면서.

그렇게 시월 말까지의 숙제가 생겼다.

 

어느덧 시월 말이 다가오고 약속은 지켜야 하니 넋두리를 풀어 보고자 시도를 했는데 자꾸 멈추어진다.

세 번을 다시 시도했는데 풀리지를 않아 오늘이 마지막 날인데 또다시 멈추었다가 생각을 정리한다.

오늘도 나는 축산과, 환경과, 의회 직원, 동료 의원 등 10명이 모여 가축 축사 거리 제한 조례 개정을 위해 정말이지 머리가 아프도록 논의를 했었다.

축사 거리 제한은 상대가 있는 민원이다.

상대는 당연히 축산업 종사자다.

그만큼 준비가 치밀해야 한다.

의원들 일일이 만나서 필요성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한다.

그래도 그 작은 일도 공적 영역이라서 진행 중인 과정을 여기 늘어놓기는 좀 그렇다.

 

멈추고 싶을 때도 있다.

그래도 다시 간다.

하나뿐인 민주당 의원으로 ‘안되면 주민들과 함께 가는 거지 뭐!’라고 혼자 되뇌면서.

 

지난번 국정감사 때 지역 의료폐기물 소각장 증설 건으로 대면 질의를 끌어낼 때도 그랬다.

무엇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상황이라 시작은 했지만, ‘전쟁통 같은 중앙정치 상황 속에서 지역의 문제를 어느 의원이 문제로 인식하고 받아 주겠나’라는 생각에 주저앉고 싶기도 했었다.

 

쉬운 건 하나도 없었다.

도망갈 수 없어 하나하나 하다 보니 어느덧 사 개월!

시간만큼 일도 쌓여간다.

 

자주 쓰는 몇 가지 말을 정리하면서 초선 의원 4개월의 소회를 대신할까 한다.

 

첫째는 “나는 그분들을 대신해서 이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상대가 있는 두 번의 상황에서 내가 집행부 공무원들에게 한 말이다.

서로 입장이 상충할 때 나의 기준은 나의 대변을 더 필요로 하는 사람이다.

 

둘째는 “할 만해서 하거나 할 만한 일을 하는 게 아니고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할 만하냐고 물을 때 내가 항상 하는 답변이다.

 

셋째는 “실현 가능한 방법을 찾겠습니다.”

이 말은 주민들께 자주 쓰는 말이다.

실현 가능한 만큼 말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내게 주어진 시간과 권한을 겸허히 여기는 마음!!!

이 마음으로 나의 날들을 대면할 것이다.

 

 

글 _ 경주시의회 사개 월 된 초선 의원 이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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