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전국 사업장폐기물 24% 처리” 안강 주민들, “두류공단 매립장 신설 불허하라”
“경주시, 전국 사업장폐기물 24% 처리” 안강 주민들, “두류공단 매립장 신설 불허하라”
  • 김연주
  • 승인 2021.01.2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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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 업체가 안강지역 두류공단 내 사업장 폐기물 매립장 신설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경주시에 제출하면서 주민들의 매립장 허가 반대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안강읍 주민들은 “두류공단은 폐기물처리 시설이 밀집돼 분진, 악취, 대기오염이 심각하다. 신규 폐기물 매립장 건설은 절대 안 된다”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8월 19일 A 업체의 산업폐기물 매립장 신설 사업계획서를 접수한 경주시는 4계절 환경영향평가서 등을 포함한 7개 항목, 33개 조항에 대한 서류 보완을 요구했다. 업체가 보완서류 제출 기한 연장을 요청해 1월 25일 1차 연장 시한을 앞두고 있다.

두류공단 환경 오염과 공해 피해에 시달려온 안강지역 주민들은 지난해 9월부터 경주시청 집회와 피켓팅, 현수막 게시, 전단지 배포, 매립장 반대 청원 등을 진행하며 폐기물매립장 신설 불허를 경주시에 촉구하고 있다.

 

북경주행정복지센터에서 경주시 안강읍 두류공단 산업폐기물 매립장 반대 피켓팅을 하는 주민들. 사진 출처=안강읍민의 외침

‘산업폐기물 매립장 허가 반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산업폐기물은 후대에 무슨 영향을 미칠지 과학적으로 증명할 길이 없다. 소송하더라도 근거 제시를 못 하면 진다. 건천 매립장도 침출수 문제로 난리가 났었다”라며 “기업주의 이윤 추구로 침출수가 나와도 감시할 방안이 없다. 두류공단은 인구나 면적 대비 포화 상태다. 수십 년간 주민들은 고통받았다. 후손들에게 최대한 깨끗하게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2017년, B 업체가 두류공단 내 산업폐기물 매립장 신설 사업신청서를 제출했으나 허가권자인 경주시장은 접수일로부터 45일 만에 사업 계획 부적정 결정을 내렸다.

부적격 사유는 ‘▲경주시 폐기물 발생량 대비 관내 폐기물 처리 시설 용량 과다, ▲주민 건강권·생활권 침해, ▲침출수, 처리수 방류로 인한 지하수 등 수질오염으로 인한 생활용수 공급 차질, ▲포항시 치수원 오염 우려, ▲두류공단 인근 주거환경 파괴 및 가속화’ 등이다. 이후 B 업체는 경주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진행했으나 2019년 5월 대법원은 기각 판결을 선고했다.

경주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B 업체의 불허가 요건 등을 보완해 A 업체가 추가 서류를 제출할 것”이라며 “관련 법령, 환경청 환경 영향 평가, 한국환경공단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기술검토 결과 등을 면밀히 따져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주시 안강읍 두류공단(동그라미 안). 두류리에서 발원한 칠평천은 형산강과 합류한다. 이미지 출처=구글지도 캡처. 
사진 가운데 산 아래에 A업체의 두류공단 사업장폐기물 매립장 신청 부지가 있다. 사진 김연주

1976년 ‘일반공업지역’으로 지정된 안강 두류공단에는 폐기물 관련 업체, 화학제품 제조업체, 폐기물 재활용 비료 업체 등 49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국토계획법 시행령에 따르면 일반공업지역은 ‘환경을 저해하지 아니하는 공업의 배치를 위하여 필요한 지역’이다. 

그러나 일반공업지역인 두류공단에는 현재 유해 물질 관련 폐기물 업체가 난립한 상황이다.

두류공단에는 ‘주변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거나 감염성 폐기물 등 인체에 위해를 줄 수 있는 유해한 물질’로 분류되는 지정폐기물 처리 관련 업체가 19곳이 있다.

지정폐기물로 분류되는 의료폐기물을 전국에서 가장 많이 소각하는 중간처분업체도 두류공단에 있다. 의료폐기물 전국 발생량의 21.5%를 소각하는 이 업체는 지난해까지 소각장 증설을 추진하다 주민 반대에 부딪혔다.

또한, 두류공단에서 지정폐기물을 포함한 폐기물처리 업체는 30여 곳에 달한다.

안강읍에 거주하는 이강희 씨는 “일반공업지역에 환경 저해 업체가 들어와도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을 기업은 악용해 왔다. 주민들은 안강 최대의 청정 지역을 내어 주고 지금껏 몸부림치며 살고 있다”라며 “지금이라도 경주시가 일반공업지역의 원래 취지를 살리고, 모든 환경 저해 업체의 신·증설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주시 4개 사업장폐기물 매립장, “전국 사업장폐기물 24% 매립”

경주시 관내 매립 사업장폐기물 90%가 ‘타지역 폐기물’

안강 주민들, “사업장폐기물 신규 매립장 허가 반대”

북경주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두류공단 산업폐기물 매립장 반대 집회 모습. 사진 출처=안강읍민의 외침 

한편, 사업장폐기물 매립장은 전국적으로 30개가 운영 중이다. 경북지역 사업장폐기물 매립장 10개 업체 중에 4곳이 경주 천북·강동·건천·구어 산업단지에 있다. 경주시는 전국의 지자체 가운데 사업장폐기물 매립장 수가 가장 많다.

또한, 경주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국 산업폐기물 발생량 335만 5000톤의 24%인 79만 6000톤을 경주지역 4개 폐기물매립장에서 처리했다. 이는 경북지역 산업폐기물 발생량의 40%에 달한다.

그러나 경주시의 매립량 약 80만 톤가운데 경주시에서 발생한 사업장폐기물은 8만 5천 톤으로 총 매립량의 약10%에 그친다.

장복이 경주시의원은 지난 12월 22일 열린 경주시의회 제256회 정례회 시정 질의에서 ‘천년고도 경주시’가 산업(사업장)폐기물 매립장 밀집 지역이 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며 “행정의 소극적인 대처로 경주시는 타 도시의 폐기물처리장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2018년 기준 경주지역 폐기물매립장의 매립 총량 80만 톤 가운데 경주에서 발생한 산업폐기물 매립량은 8만 5000t이다. 경주지역 매립량의 90%는 다른 지역에서 유입된 폐기물”이라고 밝히며 “경주시의 산업폐기물 정책이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주낙영 경주시장은 “폐기물 배출자는 시장경제 논리에 의거 저비용 고효율을 얻을 수 있는 처리 업체를 선정하여 폐기물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인근 주민의 집단민원 제기 등 님비현상으로 신규 폐기물처리 시설의 설치가 어려워짐에 따라 폐기물 처리 비용 상승 등 폐기물처리의 어려움은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주낙영 시장은 “환경부와 경상북도에서는 폐기물의 안정적 처리 기반의 조기 확보를 위해 다각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라며 “우리 시에서도 향후 생산·산업 활동 전반에서 발생하는 산업폐기물로 인해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두류공단 소각시설. 사진 김연주
방죽 왼쪽은 두류리 화산곡지. 사진 오른쪽에 두류공단이 있다. 사진 김연주
두류리 화산곡지. 사진 김연주

폐기물은 폐기물관리법에서 생활폐기물과 사업장폐기물로 나뉜다. ‘사업장폐기물 외의 폐기물’로 분류되는 생활폐기물은 지방자치단체에 처리 의무가 있으며, 산업 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폐유, 건설 폐재, 소각재 등 사업장폐기물의 처리 의무는 배출자에게 있다.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산업단지를 조성해 폐기물매립장을 만들어 운영하면서 정작 산업단지는 비어있거나 가동이 안 되는 사례도 있다”며 산업단지 내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의무 조항이 산업단지 허가 남발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류공단은 유해시설로 포화가 돼 계속 환경 민원이 발생하는 곳이다. 규제가 필요한 곳에 추가로 매립장이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두류공단 폐기물매립장 허가 반대 활동을 하는 ‘안강읍민의 외침’ 회원 박남수 씨는 “안강 두류리는 공장이 들어오기 전 전국에서 공시지가가 가장 싼 곳이었다. 겨울이면 개구리를 잡으러 가던 깨끗한 마을이었다”라며 “3년 전 폐기물매립장 사업 신청 얘기나 나왔을 때도 주민들이 반대했는데, 또 들어온다고 하니 두고 볼 수 없다. 신규 폐기물매립장 허가를 꼭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물도 마시고 숨도 쉬어야 하는데…”

- 경주 안강읍 거주 신 모 씨(46세) 

창문을 열면 정말 아, 이게 진짜 나쁜 공기다 싶을 만큼 안 좋을 때가 있어서 애기 아빠나 저나 읍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었거든요. 답변은 통상적으로 오죠. 가서 봤고, 주의하라고 했고, 번거롭지만 꾸준한 감시를 부탁드린다고요.

냄새부터가 가축의 분뇨 냄새와 다른 화학적인 냄새가 많이 느껴지거든요. 정말 불편함을 느끼죠. 잠깐 있는 게 아니라 계속 땅속에 있는 문제면…. 아이가 둘인데 초등학교 2학년, 유치원 6살이에요. 물도 마시고 숨도 쉬어야 하는데, 건강상에 문제가 되죠.

우리 지역이 너무 작고 힘이 없어 그런가 그런 생각도 들고, 모든 우리 읍민들이 똑같은 마음이실 것 같아요.

하나 있으면 두 개 세 개 자꾸만 들어오는 것 같아요. 읍민들이 한마음으로 얘기하지만,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정말 이 사업을 하게 되면 돈방석에 앉는 것만큼 많은 수익이 창출된다고 하니까 안 돼도 꾸준히 도전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항의가 들어와도 또 해보고 또 해보고 되면 좋고. 되면은 정말 많은 돈을 번다, 이렇게 저도 들었거든요.

더 이상 생겨서는 절대 안 될 일이구요. 피켓이나 현수막으로 계속 뜻을 알리고 있어요.

아마 모든 읍민이 그렇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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